국내 개인투자자들의 금융자산은 총 2100조원(한국은행 집계)에 달한다. 하지만 이 중 주식과 펀드 등 투자형 자산은 아직 20%가 채 안되는 상황이다. 다시 말하면 많은 돈이 은행권 정기예금 등 저수익성 자산에 잠자고 있거나,수시입출식 예금에 머물며 투자기회를 엿보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스마트 머니'들은 발 빠르게 랩 어카운트 시장으로 유입돼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하지만 랩 어카운트는 최저 가입금액이 있어 일반 투자자가 선뜻 가입하기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주가의 단기 상승에 따른 가격 부담,유럽 재정 리스크의 재부각 가능성 등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인해 위험자산 편입을 망설이고 있다.

2009년 말과 지난해 초 출시된 특판예금이 약 50조원에 달하는데 이 자금이 올해 1분기 만기를 맞는다. 수익을 낼 만한 투자처도 마땅치 않아 은행들이 당분간 특판예금을 새로 내놓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08년 1월 458조원 수준이었던 부동자금은 최근 556조원으로 증가했다. 투자자들이 여전히 돈 굴릴 곳을 잡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시중금리+알파' 전략 필요

예금금리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형 상품으로 진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일단 투자형 상품은 위험하고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 주식과 펀드 투자를 경험했던 고객도 2008년 주가급락 시 손실을 많이 봤거나 그런 사람들의 사례를 많이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윳돈을 예금으로만 굴리기에는 기회비용이 너무 큰 상황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시중금리는 이미 마이너스 수준이다. 반면 최근 안전성을 강화한 투자형 상품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적립식 투자와 같이 투자 시점을 분산하거나 절세형 상품을 이용할 경우 위험을 관리하면서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과거에 비해 투자 수익을 높이기 위해 자산관리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은행 예금 등을 비롯한 안전자산의 절대 비중은 여전히 높지만 점진적으로 투자상품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러한 현상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2007년 이후 주가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펀드환매 자금 중 스마트 머니는 증권사의 틈새 상품으로 대체되고 있다. 인수 · 합병(M&A)에 따른 수익을 노리는 스팩(SPAC)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비교적 안전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주가연계증권(ELS)과 공모주 그리고 랩 어카운트로의 자금 이동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작년 초 시작된 펀드이동제를 통해 판매회사를 바꾼 자금의 89%가 은행이 아닌 증권사로 이동했다. 이는 선제적인 시장선택과 투자시점이 중요한 투자형 상품 관리에는 증권사의 전문적인 컨설팅이 필요하다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정 성향 투자자는 ELS

전문가의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원금보장형 상품과 고수익 고위험 상품을 적절히 이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안정성 보강과 수익률 향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2011년에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은행 예금에 미련이 남아있는 안정 성향의 투자자들은 '예금금리+α'를 추구하는 상품에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ELS와 적립식 펀드,쿠폰 수익과 환차익을 함께 도모하는 외화표시 채권 등이 있다. ELS는 증시의 상승은 예상되나 변동성 역시 높은 상황일 때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대안상품이다. 최근 조기상환 가능성을 높이거나 만기까지 하락 배리어가 없어 손실 가능성을 대폭 낮춘 상품이 출시되고 있어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가능해 보인다.

적립식 투자는 매수시점의 분산을 통해 주식 투자의 위험을 낮춘 대표적인 투자방법으로 유명하다. 조금 생소할 수 있는 외화표시채권투자는 위안화 등 향후 환율 강세가 예상되는 지역 통화 표시 우량채를 통해 환차익과 이자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법이다.

◆적극적 투자자는 원자재 상품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가져 볼 필요가 있다. 연 4%대의 양호한 글로벌 경제 성장률과 양적완화 등 우호적인 유동성 상황에서 저평가된 원화의 강세 가능성은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증시를 매력적으로 볼 수 있는 요인이다.

랩 어카운트 시장의 성장과 집중투자 열풍을 감안할 경우 환매된 주식형펀드 자금 역시 증시로 환류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1년 한국 증시는 밸류에이션의 레벨-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인 경기회복으로 인해 주목받고 있는 원자재는 고유의 위험 및 수익 특성으로 주식 · 채권과의 상관관계가 낮다. 또 실물 자산이라는 특성상 예기치 못한 인플레이션 발생 구간에서 헤지 기능을 발휘한다. 원자재 투자 성과는 다른 금융상품들을 압도한다.

해외 유수의 연기금과 국부펀드 등 기관 투자가들이 원자재를 핵심 대안투자 자산으로 편입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자산 특성을 활용하기 위함이다.

조완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 wj.cho@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