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골드 로이드 등 국내 패션 주얼리 업체들이 지난해 '금값 급등'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해 주목받고 있다. 이들 업체는 올해도 디자인을 강화한 제품과 유통망을 다각화해 매출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니골드의 지난해 매출은 3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올해도 120여개 매장에서 430억원어치를 판매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20~30대 젊은 고객을 겨냥한 커플 마케팅 덕분에 지난해 커플링은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한 5만쌍이 판매됐다. 유색 보석과 다이아몬드 소재로 만든 세미파인 주얼리 '미니골드 클래식' 라인을 론칭해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하고 40대 고객까지 흡수했다.

재테크 수단으로 카드 형태의 골드바도 판매하고 있다. 금값 상승으로 돌반지 선물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0.5g,1g,2g짜리 골드바 카드와 캐릭터 주얼리 제품을 패키지로 구성해 내놓았다.

서미경 미니골드 마케팅팀 차장은 "2005~2008년 가두점 유통망 중심의 패션 주얼리 브랜드들이 많이 생겨났지만 금값이 급등하는 탓에 구조조정됐다"며 "미니골드는 예물과 골드바 등으로 상품력을 강화하고 커플 마케팅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랜드의 패션주얼리 로이드도 제품 크기를 줄여 가격을 낮춘 '심리가격 마케팅'을 통해 지난해 매출이 693억원으로 전년보다 20%가량 증가했다. 금값이 상승해도 소비자들이 체감하지 않도록 주력 제품의 가격대를 이전 수준인 10만~15만원대로 유지했다. 목걸이,반지 등 제품 사이즈를 줄여 원가부담을 반감시키면서 차별화된 디자인을 내세워 구매를 유도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글자를 새겨주는 '네임플레이트' 상품을 선보인 것도 매출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온라인 사업을 강화해 85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이랜드의 은 전문 주얼리 브랜드 오에스티(OST)는 금 대체 수요층을 끌어들여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이 브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600억원으로,전년 대비 50% 급증했다. 1만~3만원 수준의 저렴한 가격대에다 은 소재 및 고급원석,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등 다양한 컬러보석과 조합한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여 10~20대 젊은 고객들을 파고들었다. OST 관계자는 "스타일 수도 1000여개에서 지난해 2000여개로 늘렸다"며 "패스트패션 방식으로 2주마다 신상품을 선보이는 전략도 트렌드를 중시하는 고객을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