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하나 둘!" 노를 저으며 넣는 구령소리가 우렁차다. 이 소리의 주인공은 STX의 조정 동호회 '포세이돈' 회원들이다.

포세이돈은 STX그룹 모든 계열사 직원들이 참여한 국내 기업 최초의 조정 동호회다. 회원 수 76명으로 그룹 내 동호회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바다의 신을 지칭하는 '포세이돈'은 회원들이 투표를 통해 이름 붙였다.

STX에는 해양대 출신 등 대학 시절 조정 동아리에 몸담았던 직원들이 많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입사 이후에도 개인적으로 조정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8월 이종철 STX 부회장의 제12대 조정협회장 취임을 계기로 몇몇 직원들이 개인적인 취미에 불과하던 조정을 다른 직원들과 함께 즐기자고 제안해 동호회가 만들어졌다.

대학 때 조정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15년여 만에 다시 조정에 뛰어든 필자,예전부터 품었던 조정 배를 꼭 한번 타보겠다는 소원을 이루기 위해 가입했다는 조성춘 주임,조정을 배워 아이들에게도 가르쳐 보고 싶다는 권순욱 과장 등 조정에 대한 열정과 관심으로 똘똘 뭉친 회원들이 많기에 포세이돈의 미래는 밝다.

조정은 싱글경기와 2 · 4 · 8명이 참여하는 단체경기로 구분된다. 노를 저어 2㎞ 떨어진 결승점에 뱃머리가 먼저 들어 오는 팀이 승리하는 경기다. 케임브리지대,옥스퍼드대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대학들이 매년 조정경기를 개최하는 등 외국에서는 귀족 스포츠로 인정받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비인기 스포츠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동호회원들은 조정이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 무한한 매력을 가진 스포츠라고 입을 모은다. 호수 바다 등에서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스포츠로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고 전신 근육을 이용하다 보니 운동효과도 탁월하다. 동호회는 월 1회 전체 정기 훈련을 하며 지역별로는 수시로 모여 연습한다. 조정 훈련은 실내에서는 노젓기와 같은 효과를 내는 기계인 '에르고메타'를 이용해 팀원들의 노젓기 속도를 맞추고 지구력을 키운다. 실외에선 미사리 조정경기장이나 충주 탄금호에서 진행하며 전문코치의 지도 아래 실전처럼 경기도 펼친다.

조정은 팀워크가 생명이다. 노를 저을 때 앞 사람과 뒷사람의 동선이 같지 않으면 노끼리 부딪쳐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조 주임은 "처음에는 팀원 간 노젓는 박자가 맞지 않아 배가 앞으로 나아가지도 않았으나 차츰 호흡을 맞추면서 배의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며 "협동심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동호회 운영비 일부를 지원해주는 한편,조정협회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동호회 담당코치를 배정해 주는 등 적극 후원하고 있다. 특히 STX가 내년 5월께 'STX배 전국 아마추어 조정대회'를 추진하고 있어 회원들도 회사의 명예를 걸고 대회에 참가해 8강 이내에 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오는 12월 중순께 경북 문경의 STX리조트에서 회원 단합대회를 열어 팀워크를 다질 계획이다. 포세이돈은 조정 대중화에 앞장설 것이다.

권율식 < '포세이돈' 동호회장 · 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