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키는 테러…이젠 '이코노지하드' 수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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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바뀌는 테러
정치ㆍ종교적 신념 표방서 경제적 타격으로 성격 변해
폭탄소포 왜 쓸까
항공운송 중단ㆍ보안비용 급증…인명살상 실패해도 시장 위축
놀랄만한 충격
빈 라덴 500만弗 비용으로 美경제 5000억弗 손실 입혀
정치ㆍ종교적 신념 표방서 경제적 타격으로 성격 변해
폭탄소포 왜 쓸까
항공운송 중단ㆍ보안비용 급증…인명살상 실패해도 시장 위축
놀랄만한 충격
빈 라덴 500만弗 비용으로 美경제 5000억弗 손실 입혀
"9 · 11테러 당시 오사마 빈 라덴은 500만달러의 비용으로 미국 경제에 5000억달러 규모의 타격을 입혔다. 앞으로 테러활동은 정치적 · 종교적 신념을 표방하는 것에서 경제적 타격을 주는 것으로 중점이 바뀔 것이다. "(가브리엘 와이먼 아메리칸대 교수)
전 세계를 긴장시키는 동시다발 폭탄테러 위협이 가시지 않고 있다. 폭탄 소포의 발원지 그리스에선 이틀간 항공화물 운송이 전면 중단됐고,유럽 대륙은 테러 공포로 유통망이 부분적으로 마비됐다. 미국 역시 보안 관련 비용이 급증하면서 경제 부담이 크게 늘었다.
미국의 보안전문지 시큐리티매니지먼트는 최근 "알카에다의 테러가 '이코노지하드(경제성전)'성격이 강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9 · 11 이후 알카에다의 온라인 성명과 각종 비디오 · 오디오 메시지들을 분석한 결과,미국 경제를 약화시키기 위한 공격이 지하드(성전)의 최종 목표로 강조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04년 빈 라덴이 알자지라방송을 통해 "미국 군사력과 경제력의 약점을 집중 공략해 미국 패권의 기반을 흔들겠다"고 주장한 이후 직접적인 인명 피해 못지 않게 경제적 타격을 테러의 주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석유공사의 예멘 송유관 공격만 해도 직접적인 인명 피해를 목표로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미국과 유럽 각국을 타깃으로 한 폭탄 소포도 일차적으로는 인명 살상을 목표로 하지만 인명 살상에 실패하더라도 항공 운송 차질이나 시장의 심리적 위축 등 2차적 경제 피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테러조직의 의도는 상당 부분 효과를 봤다.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유럽 폭탄 소포 공포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유럽 항공 교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독일"이라며 "독일은 테러로 인한 항공 운송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전 유럽 차원에서 항공화물 보안 기준을 강화하는 조치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알카에다를 위시한 테러조직들이 테러의 경제적 타격을 중시하는 것은 9 · 11사태의 경험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일반적이다. 당시 9월11일부터 17일까지 주식 거래가 정지됐고,S&P500 지수는 9월18일 개장 초 1038.77에서 21일 965.80까지 급락했다. 알카에다의 공격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도 최소 200억달러 이상으로 추산됐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테러리즘의 대가'에서 뉴욕시의 재산 피해만 218억달러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0.2%에 이르는 것으로 계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9 · 11테러의 민간 부문 피해액이 140억달러에 이르고 연방정부 피해액도 7억달러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보고서를 통해 테러리즘이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이 미국 GDP의 0.25% 수준인 것으로 분석했다. 테러 전문가인 와이먼 교수는 9 · 11사태의 누적 피해 규모가 5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파악했다. 피해액이 어떻게 계산되든 테러가 성공했을 경우 테러집단으로선 '남는 장사'인 점은 분명하다.
에드워드 글래서 하버드대 교수는 "증오의 감정을 부추겨 이익을 보는 그룹에 의해 증오의 공급이 이뤄진다"며 "'증오의 공급자'들은 증오의 확산을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해 경제적 이익을 얻는다"고 테러의 메커니즘을 경제적으로 분석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 이코노지하드
econojihad.경제성전(聖戰)이라는 의미로,2001년 9 · 11 사건 이후 국제 테러단체인 알카에다가 전 세계에서 벌이고 있는 테러가 경제적 충격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개념.테러세력이 노리는 주요한 목표는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에 경제적 타격을 주는 것이라는 분석.
전 세계를 긴장시키는 동시다발 폭탄테러 위협이 가시지 않고 있다. 폭탄 소포의 발원지 그리스에선 이틀간 항공화물 운송이 전면 중단됐고,유럽 대륙은 테러 공포로 유통망이 부분적으로 마비됐다. 미국 역시 보안 관련 비용이 급증하면서 경제 부담이 크게 늘었다.
미국의 보안전문지 시큐리티매니지먼트는 최근 "알카에다의 테러가 '이코노지하드(경제성전)'성격이 강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9 · 11 이후 알카에다의 온라인 성명과 각종 비디오 · 오디오 메시지들을 분석한 결과,미국 경제를 약화시키기 위한 공격이 지하드(성전)의 최종 목표로 강조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04년 빈 라덴이 알자지라방송을 통해 "미국 군사력과 경제력의 약점을 집중 공략해 미국 패권의 기반을 흔들겠다"고 주장한 이후 직접적인 인명 피해 못지 않게 경제적 타격을 테러의 주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석유공사의 예멘 송유관 공격만 해도 직접적인 인명 피해를 목표로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미국과 유럽 각국을 타깃으로 한 폭탄 소포도 일차적으로는 인명 살상을 목표로 하지만 인명 살상에 실패하더라도 항공 운송 차질이나 시장의 심리적 위축 등 2차적 경제 피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테러조직의 의도는 상당 부분 효과를 봤다.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유럽 폭탄 소포 공포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유럽 항공 교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독일"이라며 "독일은 테러로 인한 항공 운송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전 유럽 차원에서 항공화물 보안 기준을 강화하는 조치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알카에다를 위시한 테러조직들이 테러의 경제적 타격을 중시하는 것은 9 · 11사태의 경험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일반적이다. 당시 9월11일부터 17일까지 주식 거래가 정지됐고,S&P500 지수는 9월18일 개장 초 1038.77에서 21일 965.80까지 급락했다. 알카에다의 공격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도 최소 200억달러 이상으로 추산됐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테러리즘의 대가'에서 뉴욕시의 재산 피해만 218억달러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0.2%에 이르는 것으로 계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9 · 11테러의 민간 부문 피해액이 140억달러에 이르고 연방정부 피해액도 7억달러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보고서를 통해 테러리즘이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이 미국 GDP의 0.25% 수준인 것으로 분석했다. 테러 전문가인 와이먼 교수는 9 · 11사태의 누적 피해 규모가 5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파악했다. 피해액이 어떻게 계산되든 테러가 성공했을 경우 테러집단으로선 '남는 장사'인 점은 분명하다.
에드워드 글래서 하버드대 교수는 "증오의 감정을 부추겨 이익을 보는 그룹에 의해 증오의 공급이 이뤄진다"며 "'증오의 공급자'들은 증오의 확산을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해 경제적 이익을 얻는다"고 테러의 메커니즘을 경제적으로 분석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 이코노지하드
econojihad.경제성전(聖戰)이라는 의미로,2001년 9 · 11 사건 이후 국제 테러단체인 알카에다가 전 세계에서 벌이고 있는 테러가 경제적 충격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개념.테러세력이 노리는 주요한 목표는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에 경제적 타격을 주는 것이라는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