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국의 우라늄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지난해 6만6300t 수준이던 전 세계 우라늄 수요는 2030년 10만5900t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2025년에는 수요가 10만1800t까지 늘어나지만 공급은 9710t에 그쳐 공급이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도 상승세다. 우라늄 도입 가격은 2000년 파운드당 9.5달러에서 지난해 34.7달러까지 오른 데 이어 원전 건설 확대에 따른 가수요와 캐나다 시가레이크 광산의 생산 지연에 대한 우려가 겹쳐 2011년까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호주 카자흐스탄 러시아 캐나다 등 전 세계 매장량의 절반 이상이 집중돼 있는 주요 국가들에는 러브콜이 잇따른다. 지난해 세계 시장의 27.3%에 달하는 1만3820t을 생산하며 우라늄 생산 1위에 오른 카자흐스탄에는 인도 미국 일본 캐나다 등이 협력의 손길을 뻗고 있다.

S K 말호트라 인도원자력위원회(DAE) 대변인은 "인도 내에 매장된 우라늄만으로는 폭증하는 원전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며 "인도는 우라늄을 받는 대신 소형 원전을 카자흐스탄에 건설하는 방식으로 서로 윈윈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매장된 우라늄의 가치가 부각되며 나이지리아 탄자니아 니제르 등 아프리카 나라들도 원전 운용 국가들의 관심 목록에 올라 있다.

한국도 지난해 처음으로 개발 및 생산광구 3개를 확보하며 에너지 자립도를 나타내는 자주개발률이 1.1%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8.1%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니제르의 아모라렝 광구가 생산을 시작하는 2013년엔 20% 이상으로 높아진다.

세계적인 원전 기업들도 고객들이 우라늄 공급까지 포함하는 통합 공급체계를 선호하면서 우라늄 확보전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지난 5월 일본의 도시바는 100만달러를 투자해 세계 최대 농축우라늄 생산업체인 USEC 지분 15%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앞서 카자흐스탄과 캐나다에서 우라늄 광산을 사들였다.

캐나다의 카메코와 일본의 미쓰비시는 2008년 합작기업을 통해 4억9500만달러를 투자,호주의 리오틴토로부터 킨타이어 광산을 매입했다. 캐나다 광산업체인 우라늄원은 지난해 3억7000만달러에 러시아의 ARMZ로부터 카라타우 광산 지분 50%를 샀다.

관련 기업들 간의 합종연횡을 통한 협력도 잇따른다.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는 지난해 몽골 우라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웨스턴프로스펙터에 2870만달러를 투자해 개발권을 확보했으며,일본 도쿄전력과 도시바 컨소시엄은 우라늄원 지분 20%가량을 사들였다. 한전도 작년 4월 세계 10위의 우라늄 전문기업인 데니슨 지분 17%를 인수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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