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태의 '월요전망대'] 7일 경제동향 그린북 발표…금리결정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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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매달 둘째주 목요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정례회의를 마치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이란 것을 내놓는다. 흔히 '통방문'으로 불리는 이 의결문은 기준금리를 왜 올리고 내렸는지,동결했다면 이유가 무엇인지,앞으로 주시해야 할 변수는 무엇인지 등을 설명하는 것이지만 온갖 난해한 문구를 담고 있어 그야말로 행간을 읽어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한은에 '통방문'이 있다면 기획재정부에는 '그린북'이 있다. 정부가 현재 경기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매달 초 내놓는 '경제동향'을 일컫는 것인데,그린북도 역시 행간을 읽어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첫 페이지 맨 마지막 총평은 정부의 향후 거시경제 정책 운용방향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매달 조금씩 표현을 바꿔가며 정책의 미묘한 변화를 예고하기도 한다.
지난 7월이 그랬다. 당시 정부는 그린북에서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한 달 전(6월) 그린북에서 강조했던 "당분간 현재의 정책기조 견지"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대신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이 지속될 수 있도록 거시정책 운용이 필요하다"고 표현했다. 정책기조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그로부터 나흘 뒤 금통위는 2009년 2월 이후 15개월간 연 2.0%로 유지해온 기준금리를 연 2.25%로 전격 인상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는 빨라야 8,9월께부터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벗어난 것이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도 "2분기 지표가 나오는 7월 말 이후 (금리 인상 여부를)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수차례 언급한 만큼 정부 예상과도 빗나간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재정부의 설명은 달랐다. 재정부 한 관계자는 "정부도 한은의 금리 인상을 어느 정도 예견했으며 이미 7월 그린북을 통해 암시를 주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는 "정부가 금통위의 고유 권한인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지만 '당분간 현재의 정책기조 견지'라는 표현을 없앴던 것은 정부도 이미 금리 인상 필요성이 어느 정도 무르익은 것 아니냐는 시각을 갖고 있었던 증거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그린북은 7일(화요일) 나온다. 이틀 뒤인 9일에는 금통위의 금리 결정회의가 열린다. 정부가 그린북을 통해 기준금리를 포함한 향후 거시경제 운용방향에 대해 어떤 암시를 던질지 주목된다.
금통위 회의에 앞서 8일에는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이 발표된다. 여기서는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증가 추세인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동향이 관심사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6월에만 2조5000억원 증가해 1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이후 7월에는 2조2000억원 늘어나 증가폭이 다소 둔화됐다. 하지만 올해 초 월간 1조원대 안팎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경제부 차장 jtchung@hankyung.com
한은에 '통방문'이 있다면 기획재정부에는 '그린북'이 있다. 정부가 현재 경기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매달 초 내놓는 '경제동향'을 일컫는 것인데,그린북도 역시 행간을 읽어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첫 페이지 맨 마지막 총평은 정부의 향후 거시경제 정책 운용방향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매달 조금씩 표현을 바꿔가며 정책의 미묘한 변화를 예고하기도 한다.
지난 7월이 그랬다. 당시 정부는 그린북에서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한 달 전(6월) 그린북에서 강조했던 "당분간 현재의 정책기조 견지"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대신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이 지속될 수 있도록 거시정책 운용이 필요하다"고 표현했다. 정책기조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그로부터 나흘 뒤 금통위는 2009년 2월 이후 15개월간 연 2.0%로 유지해온 기준금리를 연 2.25%로 전격 인상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는 빨라야 8,9월께부터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벗어난 것이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도 "2분기 지표가 나오는 7월 말 이후 (금리 인상 여부를)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수차례 언급한 만큼 정부 예상과도 빗나간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재정부의 설명은 달랐다. 재정부 한 관계자는 "정부도 한은의 금리 인상을 어느 정도 예견했으며 이미 7월 그린북을 통해 암시를 주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는 "정부가 금통위의 고유 권한인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지만 '당분간 현재의 정책기조 견지'라는 표현을 없앴던 것은 정부도 이미 금리 인상 필요성이 어느 정도 무르익은 것 아니냐는 시각을 갖고 있었던 증거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그린북은 7일(화요일) 나온다. 이틀 뒤인 9일에는 금통위의 금리 결정회의가 열린다. 정부가 그린북을 통해 기준금리를 포함한 향후 거시경제 운용방향에 대해 어떤 암시를 던질지 주목된다.
금통위 회의에 앞서 8일에는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이 발표된다. 여기서는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증가 추세인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동향이 관심사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6월에만 2조5000억원 증가해 1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이후 7월에는 2조2000억원 늘어나 증가폭이 다소 둔화됐다. 하지만 올해 초 월간 1조원대 안팎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경제부 차장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