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도 원자재값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투자자들은 농산물이나 금속,원유 등의 가격이 오를 때마다 관련주를 매수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원자재값 상승이 악재로 작용하는 주식은 매도하거나 비중을 줄여 위험을 피해야 한다. 다만 원자재 관련주는 중소형주인 경우가 많고 테마성 급등락을 거듭하기 쉬우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수혜주는 다양하다. 최근 밀 등 농산물 가격이 오르자 동양종금증권은 비료나 농약 및 농기계 제조, 농산물 유통 등의 업종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이들 종목은 국제상품가격을 대표하는 CRB곡물가격(foodstuff)지수와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 원자재값 상승에 몸을 싣기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대동공업과 아세아텍 등 농기계업체가 대표적이다. 농산물 가격이 비싸지면 농가소득이 오르고 농기계 판매량이 증가한다는 점에서다. 농약과 비료를 생산하는 동부하이텍 남해화학 경농 등도 수혜주로 꼽힌다. 농산물 판매가격이 오르면 농가에서 생산량을 늘리는 경우가 많아 농약이나 비료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3000원대에 머물던 경농 주가는 애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이달 초 4000원대를 돌파하는 등 농업 관련주들이 급등세를 보였다.

수혜주가 있다면 피해주도 있다. 농산물값 상승은 제분 제당 제과업체 등에는 원가부담을 높여 악재로 작용한다. 농산물에서 에너지를 얻는 바이오에너지 관련주도 마찬가지다. 농산물값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이들 관련주는 투자비중을 조절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자재 가격은 시장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준다. 따라서 깊이 생각해 보면 의외의 종목에서도 투자기회를 찾을 수 있다. 일례로 최근 곡물가격 상승은 해운주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가 올해 말까지 곡물 수출을 금지하면서 국제 밀 가격이 급등했는데 수혜주 발굴의 초점은 러시아의 수출금지에 맞춰져야 한다"며 "밀 수출 중단으로 곡물수입 거리가 늘어날 것이고 이에 따라 운임이 오르면 국내 해운선사들이 간접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자재값 움직임을 장기적인 경기흐름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지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곡물값 상승은 글로벌경기 회복과 수요증가에 대한 기대를 동반하곤 한다"며 "인플레이션 헤지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욕구가 커지면서 구리 등 비철금속 가격도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려아연 풍산 등 비철금속 관련주가 수혜주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미국 경기회복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비철금속 가격이 약세로 돌아서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가격등락이 장기적인 주기에 따른 것인지,아니면 일시적인 수급장애에 따른 현상인지도 잘 판단해야 한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농산물가격 급등은 장기추세라기보다 공급제한에 따른 단기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며 "관련주를 매매할 때는 중장기보다 1분기(3개월) 정도의 투자기간을 잡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원자재 뉴스가 증시에 테마로 작용하면서 급등락 현상이 나타나기 쉽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조 연구원은 "시장분위기에 끌려가지 않는 것이 원자재주 투자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