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김모씨(65 · 여)는 윗니 전체에 임플란트를 심으러 서울의 한 치과대학병원을 찾아갔다. 위턱에 잇몸뼈가 거의 없어 시술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아래턱 전체에 임플란트를 이식하고 나서 만족감이 높았던 터라 실망감이 컸다. 지인의 소개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그린몰치과를 방문했더니 가능하다는 반가운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장골(엉덩이뼈)이식으로 잇몸뼈를 재건한 다음 그 위에 임플란트를 얹히는 치료를 받고 나니 지금은 씹는 맛이 나고 외모도 나아져 10년 이상 젊어진 느낌이다.

그린몰치과는 기화영 원장 등 3명의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와 1명의 마취과 전문의가 잘못된 임플란트 시술로 재시술이 어렵거나,잇몸뼈가 부실해 도저히 임플란트를 심을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해법을 제시해주는 일명 '임플란트 수리소'다.

장골이식은 대표적인 고난도 치료법이다. 장골 중 골반 앞쪽 양측면에 돌출된 부위를 떼어내 일정한 크기로 분쇄한 다음 약간의 인공뼈와 혼합해 잇몸에 이식하면 놀랍게도 5~6개월 뒤에 잇몸뼈가 형성된다. 따라서 치아가 빠진 후 수년이 지나 잇몸뼈가 완전히 소실된 사람도 장골이식을 통해 임플란트를 심을 수 있다. 그 위에 임플란트를 심어 뿌리내리게 하는 데 다시 3~4개월이 걸려 총 10개월 안에 단단한 임플란트를 가질 수 있다. 기 원장은 "위턱 또는 아래턱 대부분의 치아가 빠진 경우 인공뼈 이식만으로 잇몸뼈를 양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럴 땐 생체친화적이고 안전하게 충분한 양의 뼈를 얻을 수 있는 장골이식이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9년 동안 100여차례 장골이식을 시행,현재까지 100%에 가까운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기 원장은 "임플란트를 이식하는 치과의사는 주로 보철과나 치주과인데 장골이식 경험이나 자신감이 없어 시행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는 이를 능숙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린몰치과는 1991년 국내 최초로 위 · 아래턱 치아를 전부 뺌과 동시에 임플란트를 심는 수술을 시행했고 2000년 개원치과로는 처음으로 전신마취하에 주걱턱 수술을 시작했다. 2001년부터 2년간 치과의사들에게 임플란트 이식술을 실시간 공개수술을 통해 가르쳤고 2008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독일의 캄로그임플란트학술재단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