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동영상이 활성화되면서 세계적으로 무료 인터넷 강의가 확산되고 있다. 대학 강의뿐만 아니라 정치인 기업가 과학자 예술가들을 초빙해 갖는 특별 강연도 공짜다. 중 · 고등학교 과정을 충실하게 제공하는 사이트도 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에서 고급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새플링재단이 운영하는 'TED컨퍼런스(TED · http://ted.com)'는 2006년부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석학들의 강의를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침팬지 연구로 유명한 제인 구달 박사,소설가 알랭 드 보통 등 400여명의 강의를 TED 사이트를 통해 볼 수 있다. 올해에는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등 50여명의 강의가 예정돼 있다.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이들을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제작한 자막이 20여개 언어로 서비스된다.

TED는 1984년 창립 당시만 해도 4400달러를 내야만 들을 수 있는 값비싼 유료 강의였다.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돈 많은 호사가들이 견문을 넓히기 위해 세운 일종의 '살롱'이었던 셈이다. 그러던 것이 IT(정보기술)전문지 와이어드의 편집장 크리스 앤더슨이 2001년 운영을 맡으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올해도 오는 10일부터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개최되는 TED 강의에 직접 참석하기 위해서는 6000달러,인터넷 생중계를 보기 위해서는 995달러를 내야 한다. 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대학 강의는 이제 본격적인 강의 공개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문을 연 아카데믹어스(http://academicearth.org)는 하버드 MIT 예일 UC버클리 등 유명 대학교와 제휴를 맺고 인문학 경제학 공학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실제 강의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 200여개 대학이 참여한 인터넷 개방 강의 프로그램인 OCWC나 MIT의 오픈코스웨어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들 강의 동영상은 대부분 애플의 팟캐스트에서 다운로드 받아 아이폰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최근엔 자산운용사의 리서치 애널리스트 출신이 운영하는 괴짜 온라인 무료 학원인 '칸 아카데미(http://khanacademy.org)'가 미국에서 화제가 됐다. 칸 아카데미는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초등학생용 기초산수부터 미 대학입학 자격시험(SAT) 강의는 물론 생물학 화학 통계학 금융 및 투자 등 광범위한 분야를 가르치고 있다. 창립자 샐먼 칸이 1인 운영하는 이 사이트는 미국 정부로부터 '2009 교육부문 기술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2007년 시작한 티처튜브(http://teachertube.com)는 일선 교육 현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각종 동영상과 수업자료들을 인터넷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공영방송인 PBS와 NPR도 포럼네트워크(http://forum-network.org)에서 박물관 미술관 학술단체에서 이뤄진 다양한 주제의 강연 내용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