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의 지진으로 붕괴된 호텔에 갇혔던 30대 남성이 '아이폰' 덕분에 65시간 만에 구조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21일 미국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콜로라도 출신의 영화제작자 댄 울리(39)씨는 지난 12일 아이티의 아동빈곤 문제를 취재하기 위해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들렀다가 강진을 만났다.

당시 울리씨는 시내 중심가에 있는 몬타나 호텔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7.0 강도의 지진이 발생하더니 순식간에 호텔이 무너지며 건물 잔해 밑에 깔리게 됐다. 그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주위가 캄캄했고, 다리와 머리에서는 피가 흘렀다.

그는 가장 먼저 가지고 있던 아이폰의 빛을 비춰 주변과 다리의 상처를 확인했다. 또 수중에 있던 DSLR(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를 이용해 건물 잔해를 이곳저곳 찍어 몸을 피할만한 장소가 있는지 살폈다.

그리고나서 안전해 보이는 엘리베이터 통로로 이동해 아이폰의 '응급처치 애플리케이션(first-aid app)'을 접속했다. 프로그램이 설명하는대로 셔츠를 벗어 다리의 피를 지열했고, 양말을 벗어 머리 뒷 부분에 난 상처를 감쌌다.

위급상황 속에서 잠이 들지 않기 위해 아이폰의 알람을 20분 간격으 맞춰 잠을 쫓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기를 65시간째. 그는 다행히 프랑스 구조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울리씨는 "어둠 속에서 내 아들들에게 편지를 쓰며 시간을 보냈다"며 "신은 나와 함께 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