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부처의 업무추진 계획에는 여러 가지 정책과제들이 들어있지만 서민생활안정 지원책에 먼저 눈길이 간다. 경기가 조금씩 살아난다지만 다수 국민들의 체감경기는 아직 한겨울인데다 올 한 해 지속돼온 청와대의 '중도 · 친서민 정책'이 새해에 어떻게 이어질 것인가도 관심사인 까닭이다. 부동산시장 모니터링 강화와 소비자원을 통한 생필품 가격공개에서부터 대학학자금 지원과 저소득 취약계층의 복지사업 확대,중소기업 지원 등 여러가지 대책이 망라돼 있다. 이 대통령이 "좀더 박차를 가하고 재정지출도 제때 효과적으로 집행해 서민 살림살이를 하나라도 빨리 당겨서 해결해주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으니 앞으로 더 다양한 서민지원책이 강구될 것 같다.
서민생활안정을 위한 지원이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탄탄하게 짜여지는 것은 물론 바람직하다. 서민지원이란 이름 아래 눈먼돈이 새나가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고,정책의 눈높이를 서민에 맞춰 저소득층의 자립도를 높일 창의적인 정책 또한 절실하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이 과정에서의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적 요소다. 서민지원 명목으로 퍼주기식 예산집행이 이전부터 적지 않았고,꼭 필요한 정책의 우선순위가 바뀐 경우도 허다했다. 내년에는 지방선거도 있고 국회 등 정치권 압력도 예상되는 만큼 그럴 개연성이 훨씬 높다는 점이 걱정이다. 영리의료법인 도입 문제에서 청와대가 복지부 손을 들어주면서 제도시행을 또 미룬 것에서도 서민정책의 포퓰리즘 그림자가 엿보인다. 금융위의 업무계획에도 서민지원책은 포함됐는데 역시 그런 경계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기업들의 투자활성화를 유도하고 잠재성장력을 최대한 키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