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부품 가격이 국산차에 비해 평균 3배 안팎 높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키 가격 차이는 더 큽니다. 상당수 수입차의 경우 무선 키로 문과 트렁크를 여닫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죠.
공식 수입된 벤츠를 탄다면 열쇠 복제가격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격이 30만~35만원(S350 기준) 정도이니까요.(물론 저렴한 편은 아닙니다만.)
병행수입된 벤츠 키를 잃어버릴 때 문제가 커집니다. 리모컨 키의 주파수를 새로 맞춰야 하는데,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 전파법에 따라 복제 자체가 원천봉쇄됐다고 합니다.
따라서 키를 분실하면,차를 수입했던 국가나 벤츠 본사가 있는 독일로 차량을 운송해 세팅을 다시 해야 했습니다. 이 비용만 1000만원 가까이 들었다고 하는군요.
다만 요즘엔 이 과정이 좀 단순화 됐습니다. 병행수입 차량을 몰다 키를 잃어버리더라도 한성자동차와 같은 공식 수입업체의 서비스센터에 입고시킨 다음 주문하면 됩니다.
문제는 가격인데요, 우선 입고 때 도난확인 과정을 거쳐 등록비(10만원)를 별도로 내야 합니다.
안테나 교체비용 등을 합할 경우 키 복제값은 보통 150만~300만원이 추가로 들어갑니다. 키 1개 가격이 그렇다는 겁니다.
새 열쇠를 만들고 주파수를 모두 맞추는 데,시간도 2~3주 가량이나 소요되구요.(한국은 남북 대치상황이라 국내 전파 관련 법이 독일 등 외국에 비해 훨씬 까다롭다고 합니다.)
벤츠 키 가격은 BMW 등 다른 경쟁 수입차와도 다릅니다. BMW의 경우 벤츠처럼 열쇠를 복제할 때 별도 등록비(10만원)가 발생하지만 키 가격 자체는 공식 수입차이든 병행 수입차이든 관계없이 차종에 따라 30만~40만원이라고 합니다.
그럼 병행수입된 벤츠가 국내에 많을까요?
국토해양부 자료에 따르면,2007년 1월부터 올 8월까지 2년8개월간 병행수입(그레이 임포트) 방식으로 국내로 들어온 벤츠는 총 5358대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병행수입된 크라이슬러 등록대수가 135대에 그친 것과 확연히 구별되는 수치입니다. 고급차인 벤츠를 좀더 값싸게 타려는 수요가 많다는 얘기입니다.
벤츠를 타는 사람이라면,열쇠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더욱 각별히 신경써야 겠습니다. 자칫 분실이라도 하면,열쇠값만 300만원을 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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