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사 메트로 골드윈 메이어(MGM)가 18일 구조조정 전문가인 스티븐 쿠퍼를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MGM은 쿠퍼 CEO와 함께 영화 제작책임자 메리 페어런트,최고재무책임자(CFO) 베디 싱 등 3인으로 구성된 CEO실을 신설했다. 해리 슬로언 현 CEO는 이사회 비상임 회장으로 물러났다.

쿠퍼는 2005년 도넛업체인 크리스피크림 CEO를 맡아 구조조정을 지휘했으며,2001년에는 파산한 엔론의 CEO로 기업 청산을 담당했다.

MGM이 구조조정 전문가를 새 CEO로 영입한 까닭은 막대한 부채 때문이다. 2005년 소니,컴캐스트,사모펀드 프로비던스와 LPG 등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차입매수(LBO) 기법으로 MGM의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 28억5000만달러에 MGM을 사들였다. 그 전까지 20억달러 수준이었던 MGM의 부채는 37억5000만달러로 불어난 상태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매년 갚아야 하는 이자만 3억달러에 이른다. 컨소시엄은 매년 평균 5억달러를 벌어들였던 막대한 영화 판권 수입을 노렸지만 DVD 판매가 급감하면서 재정적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이 때문에 MGM은 지난해 10월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발키리' 이후 신작을 내놓지 못했다. 올해는 1980년 만들어진 영화 '페임(Fame)'의 리메이크만 제작한다. 할리우드 관계자들은 MGM이 다른 기업에 합병되거나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