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씨는 아들인 이석환씨와 함께 지난 18일 태경화성의 한익스프레스 보유 지분 전량인 50.77%를 73억1100만원에 장외 매입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김씨와 이씨의 한익스프레스 지분율은 각각 25.77%와 25.0%다. 주당 매입단가는 1만2000원으로 전일 종가(1만1700원)와 비교해 경영권 프리미엄이 거의 없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김씨는 제일화재 최대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을 맡기도 했으며,김 회장과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친누나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해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에 대해 적대적 인수 · 합병(M&A)을 시도하자 한화그룹을 백기사로 끌어들였고 결국 지난 2월 한화그룹에 제일화재 보유 지분과 경영권을 모두 넘겼다.
김씨가 제일화재를 정리한 후 3개월 만에 아들과 함께 한익스프레스를 인수해 신규 사업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독극물 등의 특수화물 운송사업을 주로 영위하고 있는 한익스프레스는 옛 삼희통운으로 한때 한화그룹 계열사였다가 1989년 그룹에서 계열 분리됐다. 하지만 지금도 한화그룹과의 거래 관계가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한익스프레스는 최대주주 변경 소식에 상한가인 1만3450원으로 치솟은 채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9050원에 그쳤던 주가가 이달 들어서만 48.6%나 치솟은 것이다. 하루 거래량도 수천주에 불과해 유동성이 부족한 편이었지만 이날은 4만주가 넘게 거래됐다.
한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새로운 최대주주가 '경영 참여' 목적이라고 공시했지만 실제로는 단순 투자 성격에 가까워 현 경영진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