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시즌을 맞아 혼수용품을 장만하려는 예비 신혼부부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혼수용품이라고 하면 대개 가전제품을 생각하지만 주방용품도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최근 백화점과 대형마트,홈쇼핑 등에선 냄비와 프라이팬 등 주방용품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냄비 등 주방용품은 한번 구입하면 비교적 오래 쓰기 때문에 현명하고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최근엔 주물 제품이 인기

전통적으로 조리기구는 알루미늄 제품이 주류를 이뤘지만,최근에는 주물 제품으로 트렌드가 옮겨가고 있다. 주물은 비싸고 무거운 단점이 있긴 하지만,열전도율이 높고 음식의 깊은 맛을 낼 수 있는 등 주방용품의 기능상의 측면에서는 한단계 업그레이된 소재다.

◆냄비의 양대산맥 '휘슬러'와 '르 크루제'

독일산 '휘슬러 솔레아 냄비'는 주부들 사이에서 '로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주방용품.5종세트 가격(백화점 기준)이 125만원에 이르는 고가이지만,백화점 주방용품 코너의 최고 인기 아이템이다. 최근엔 뚜껑을 누드 강화유리로 만드는 등 세련된 디자인을 강조한 신제품을 내놔 젊은 주부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냄비 바닥을 3중 처리해 조리시간을 단축시킨 것도 특징.그러나 무게가 무겁고,뚜껑에 사용된 생소한 강화유리 때문에 안정감이 부족한 느낌을 준다는 지적도 있다.

프랑스산 '르 크루제 무쇠 마미떼 냄비(22㎝)'는 '무쇠'가 소재인 만큼 중불은 물론 센 불에 이르기까지 모든 열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무쇠는 열을 흡수하고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난 재질로,열 분배와 열 보유력도 우수하다. 대신 무쇠 소재의 둔탁함을 벗기 위해 화려한 색상을 썼다. 유리질 표면이 매끄러워 세척도 쉽다. 진광수 롯데백화점 가정부문 바이어는 "주황색 냄비를 식탁으로 바로 가져가도 될 만큼 스타일리시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무쇠로 만들었기 때문에 설거지 할 때나 옮길 때 손목이 시큰거릴 정도로 무거운 게 단점이다. 13만9000원.

GS홈쇼핑에서는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독일산 '실리트 레드매직 냄비 4종세트'를 선보였다. 세라믹 혼합체인 실라간은 크롬,니켈 성분이 없어 안전하다. 중간 정도의 화력에서도 조리 가능하다. 가격은 73만8000원.28㎝ 프라이팬 등을 사은품으로 준다.

국내산 제품 중에선 광주요 제품이 있다. 현대백화점에서 판매되는 '광주요 내열자기 2종세트'는 황토,점토,패트라이트 등 정제된 천연광물로 만들었다. 조리시 물이 끓어 원재료가 섞이는 현상이 일어나 진한 국물 맛을 낸다. 7만8000원.

◆프라이팬의 절대강자 '테팔'

백화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프라이팬 제품은 프랑스산 '테팔'이다. 롯데백화점에선 구매율이 가장 높은 26㎝와 30㎝ 사이즈로 '테팔 에센스 프라이팬 2종'(6만4000원)세트 상품을 만들었다. 알루미늄 제품이라 가볍지만 외부 충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

'테팔 엘레강스 프라이팬'(28㎝ 4만6000원,30㎝ 4만9500원)은 코팅 접점 알루미늄층의 긁힘과 마모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코팅의 내구성을 강화시켰다. 이동훈 갤러리아백화점 상품2팀 바이어는 '프로피 스텐 프라이팬 28㎝'를 추천했다. 기존 코팅 프라이팬과 달리 제품 전체가 스테인리스라 제품 수명이 비교적 길다. 16만8000원.

◆저가 프라이팬은 눌어붙을 수 있어

이마트의 '세라믹 플라워 프라이팬'(1만7500~2만5800원)은 파스텔톤 꽃이 외부에 장식돼 있어 화사한 느낌이 들고,손잡이에도 컬러 도장처리가 돼 그립감이 좋다. 그러나 조리시 바닥에 눌어붙을 수 있는 것이 큰 단점이다. '세라스톤 냄비'(1만9800~2만4800원)는 알루미늄 재질로 열전도성이 뛰어나며 세라믹 2중 코팅으로 긁히거나 잘 벗겨지지 않는다. 유리뚜껑을 통해 음식물의 요리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좋은 냄비 · 프라이팬 고르려면

제품 선택시 가장 눈여겨 봐야 할 사항은 재질이다. 알루미늄 제품은 가볍고 가격이 저렴하며 열전도가 빨라서 가정 요리에 많이 쓰인다. 스테인리스 제품은 오래 쓸 수 있고 재료 고유의 맛을 잘 살릴 수 있다.

김태곤 신세계 조리용품 바이어는 "한 손으로 들어봐 손목에 무리가 없는지,냄비 바닥과 두께로 온기가 오래 갈 수 있는지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또 음식물이 끓을 때 뚜껑을 열고 닫기가 편한지,손잡이가 열에 의해 뜨거워지지는 않는지 살펴야 한다. 제품을 여러 번 들어보고 손잡이 크기나 그립감도 비교해야 한다. 묵직한 수입산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초보 주부라면 냄비 안쪽에 ℓ 표시 등 분량 표시가 있는 제품을 권할 만하다. 코팅 상품이라면 제품 안쪽까지 코팅이 제대로 됐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