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싸움을 해 본 남성은 다 안다. 여자의 기억력이 얼마나 탁월한지.싸웠다 하면 케케묵은 옛일까지 다 꺼내 줄줄이 읊는 통에 어디론가 숨어 버리고만 싶다. 부아가 치밀긴 여자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고 딴청을 피우는 데다 미안하다고 하면 될 걸 안 그러고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하니 속이 터진다.

남녀는 이렇게 다르다. 오죽하면 서로 딴 별에서 왔다고 할까. 딸과 아들을 키우면서 남녀 차이가 교육 때문만은 아님을 인정해야 했다. 어려서부터 생각과 행동이 판이했기 때문이다. 남성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 건 그 덕이다. 남성도 비슷한지 어느 직장에서나 딸을 둔 상사가 여성을 좀 더 배려한다고들 말한다.

중앙공무원 교육원이 연초 10명 이상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대형 여성 전용 화장실을 신설한 데 이어 남녀 변기 비율 또한 기존의 1 대 1에서 1 대 2로 바꾼다고 한다. 중앙부처 5급 이상 여성 공무원이 10.8%로 급증한 데다 지난해 행정고시 합격생의 51.2%(외무고시 65.7%)가 여성이니 달리 방도가 없었을 것이다.

이대로 가면 현재 29.5%인 중앙 행정기관의 여성 비율이 절반을 넘는 것도 시간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뿐이랴.올해 사법연수원 입소생 39.11%가 여성이고 1월에 임용된 법관의 70%가 여성이다. 한국은행 신입 행원의 남녀 비율도 언제 뒤집힐지 알 수 없다는 마당이다. 이러다간 시험으로 뽑는 곳엔 남성은 발도 붙이기 어려울지 모른다.

문제는 합격률 못지않게 이직률 또한 높다는 것이다. 공무원은 덜하지만 일반 직장에선 1~3년새 그만두는 사람이 허다하다. '스펙 보완을 위해'혹은'조직 문화에 실망해서'라는 건데 떠나는 개인과 내보내는 기업 모두 손해가 막심하다.

초년생일 땐 물론 한창 일해야 할 과장 · 차장급이 그만두는 걸 두고 남성들은 말한다. "가계를 책임 져야 하는 남자와 달리 여자는 아무래도 책임감이 덜하다. " 여성의 주장은 다르다. "육아가 어렵기도 하지만 남성 위주의 조직 문화를 견디기 힘들다. " 자로 잴 순 없지만 여성과 회사 조직 양쪽에 다 원인이 있는 셈이다.

어쨌거나 조직 내 여성 비율은 급증하고 유리 천장은 깨질 것이다. 좋은 싫든 남녀가 함께 조직을 꾸려가야 한다는 얘기다. 여성이 늘어나면 거래처와 대관(對官) · 대민(對民) 업무 관행도 바뀌고 역사는 밤에 이뤄진다는 식의 풍토에도 거센 변화의 바람이 몰아칠 게 분명하다. 남녀 차이에 대한 구체적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여성의 가장 큰 특징은 놀라운 기억력이다. 하버드 의대 연구팀에 따르면 여자 대 남자의 기억력은 105 대 100이라고 한다. 여성이 툭하면 별걸 다 기억해 내는 요인이다. 두 번째는 수평적 사고다. 여성은 명령적,권위주의적인 것에 익숙하지 않다.

세 번째 여성은 과제(목표) 지향적이기보다 관계 지향적이다. 때문에 여자는 일이 생기면 털어놓으려 들고 상대방 일에도 끼여들고 싶어한다. 문제가 생기면 혼자 해결하고자 잔뜩 웅크리는 남자에게 자꾸 왜 그런지 묻고 조언하려다 갈등을 빚는 건 바로 이런 차이에 기인한다.

넷째 여성은 연상의 제왕이다. 따라서 일에 대한 지적도 개인에 대한 지적이라고 생각하고 괴로워하는 수가 잦다. 다섯째 여성은 자신의 기억력을 믿고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의사 표시를 했다고 생각한다. 알아서 해 주지 않으면 무시당했다고 느끼는 까닭이다. 여섯째 여자는 옳다고 믿으면 바꾸지 않고 한번 틀어지면 좀처럼 돌아서지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모든 조직의 남성들에게 여성의 이런 특성을 알려 주고 그에 따른 대응 방법을 체계적으로 일러 줘야 서로에 대한 몰이해와 무지로 인한 갈등을 없애고,애써 키운 인력의 이탈에서 비롯되는 낭비도 줄이고,조직의 성장 발전도 꾀할수 있다. 여성에게 남자의 특성에 대해 제대로 알려 줘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