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숨통을 이어가게 하는 에너지인 석유 매장량은 앞으로 50년이면 고갈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화석연료의 대체에너지로 온실가스와 무관한 청정 신재생에너지의 개발이 많은 나라에서 활발히 진척되고 있다. 주목받는 신재생에너지는 태양광,풍력,지열,조력과 파력(波力),연료전지 및 수소에너지 등이다. 그간 국가 성장 동력을 논할 때 선택과 집중이 강조됐으나 신재생에너지 개발에는 선택과 집중이 아닌 전면적인 개발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어느 방안도 절대 우위를 갖지 않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경우 석유의 대체에너지로 배터리를 이용하는 전기,수소 및 하이브리드자동차가 개발 내지 실용단계에 접어들었으나 상업화에는 아직 이르지 못한 상태다. 작년 하반기 한국공학한림원의 CEO포럼 연사로 초청된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조 후지오 회장은 어느 방안이 주류가 될지 지금으로서는 판단이 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세 가지 방법을 다 연구 개발하고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에서 연구개발의 조직과 인력에 따라 그 성과에 우열과 다양성이 따르게 마련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특히 핵심기술의 개발이 절실한 상황에서 중복투자가 불가피하다. 중국 삼협댐 공사의 경우 워낙 중요하고 거대한 공사여서 베이징에 있는 수력연구소,칭화대학 및 난징에 있는 난징수리연구소의 세 기관에서 동일한 삼협댐 수리모형실험이 수행됐다. 여러 기관에서 같은 항목의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것은 경쟁과 다양한 접근방법을 통해서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고 동시에 전문 인력의 저변 구축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제공할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위한 최적지의 선정은 효율과 배송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타당성조사가 선행돼야 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자료가 제공돼야 한다. 이는 조사된 자료를 지도,그래프 및 표로 나타내는 자료기반이 구축돼 관련기관이 쉽게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
풍력의 자료기반은 내륙과 해안에 걸쳐 고도별 풍향,풍속,습도 및 기온의 연간 측정기록을 나타내는 지도와 수치자료를 포함한다. 소음,경관 및 풍속을 고려해 내륙보다는 해안이 선호되는 추세다. 독일의 경우 보르쿰 섬에서 북으로 45㎞,수심 40m의 해역에 2000개의 터빈을 설치해 발전용량 100만㎾ 원자력발전소 100개와 동등한 1만㎿의 풍력발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태양광의 경우 연간 시간별 복사열,일조시간,온도,습도,기온 및 풍력자료를 포함한다. 지열발전의 경우 지하 심층깊이에 따른 지질구조와 온도의 자료를 필요로 한다. 저온발전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2006년 알라스카에서는 섭씨 74도 지열발전이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250도에 달하는 고온 파쇄암반에 이르기 위해서는 지하 10㎞ 이상 뚫어야 하고 이 심층 지층의 구조와 온도자료가 제공돼야 한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지열발전을 위해 지하 4221m까지 뚫는데 성공했다. 미국의 지열발전사업은 2025년까지 242개의 지열발전소에서 1만2000㎿의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다. 해류와 파랑을 이용하는 발전에는 한반도 전 해안수역을 대상으로 수심에 따른 해류의 방향과 속도,파랑의 파고와 파향 및 수온 등의 자료가 필요하다. 해수의 온도차에 의한 발전도 연구되고 있다.
해양에너지는 6년 이내에 에너지 규모가 1GW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해류와 조석은 밀도가 바람보다 832배 커 1㎿를 위한 터빈 크기가 풍력의 3분의 1이면 족하다는 점은 해양에너지의 장점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자연력을 이용하고 이 자연력은 계절과 시간에 따라 변하므로 다년간의 연속 측정기록이 축적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