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색제 수입대체 효과 50억원 기대

1972년 전남 장성군 황룡면.당시 화학농법 지도사로 활동하던 김문수 씨가 농약을 살포하는 시범을 보이다가 논바닥에 쓰러졌다. 독성이 강한 농약에 중독된 것.사경을 헤매다 깨어난 그는 이후에도 위궤양 등 각종 질병에 시달려야 했다. 한때는 동네 씨름대회에 나가 우승할 정도로 힘이 좋았던 그가 정상생활이 가능해진 것은 그로부터 무려 3년이 지나서였다.

그가 친환경 생명농법에 매달리게 된 것도 이 무렵부터다.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친 그는 1980년 한국MS연구소를 설립,미생물을 이용한 퇴비를 비롯해 농약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사료 첨가제 개발에 몰두했다. 2001년에는 엠에스토피아를 설립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최근 엠에스토피아가 개발한 신제품은 관상용 국화의 일종인 메리골드라는 식물에서 추출한 사료 첨가제 '루텐엑스(LutenEx)'다. 사료 첨가제란 배합사료에 넣는 일종의 보조사료로 흔히 가축의 입맛을 돋우거나 면역력을 개선시키기 위해 사용한다.

건국대학교 축산연구소의 실험결과 루텐엑스를 섭취한 닭이 낳은 달걀은 노른자의 색깔이 훨씬 선명할 뿐만 아니라 시력 증진에도 효과적인 성분(루테인)이 성인 하루 권장량(6mg)에 조금 못 미치는 4mg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엠에스토피아가 루텐엑스를 개발한 데는 친환경 농법에 대한 김 대표의 신념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진한 황색 노른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농가에서 달걀 노른자의 색깔을 돋보이도록 하기 위해 화학물질로 만든 합성 착색제를 쓰고 있다"며 "루테인은 인공원료가 가미되지 않은 천연 사료 첨가제여서 품질이 훨씬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루텐엑스 개발에 착수한 김 대표는 설비투자 비용 등 '실탄'이 부족해 애를 먹었다. 돌파구를 찾던 김 대표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시행하는 지역특화 선도기업에 선정돼 6000만원을 지원받아 위기를 넘겼다. 이에 힘입어 지난 7월 루텐엑스 개발을 완료,사료 제조업체인 삼양사에 독점 공급키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김 대표는 "루텐엑스 품목으로만 내년에 1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가축 사료용 합성 착색제 수입 규모만도 연간 50억원에 육박해 향후 수입 대체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엠에스토피아는 루텐엑스 생산을 위해 2만6400㎡(약 8000평)의 부지에 직접 메리골드를 재배하고 있다. 특히 재배지 인근에는 지역 관광명소인 홍길동 생가터,축령산 휴양림 등이 있어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김 대표는 "장성군에서도 메리골드 재배지역을 확대해 관광명소로 삼는 한편 농촌 유휴인력에 대한 일자리 창출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공유지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한경.지경부.중진공 공동기획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