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시민들이 미국 뉴욕 프로스펙트 파크를 걸어가고 있다. 짙은 안개가 도시를 덮고 있어 어디가 어딘지 가늠할 수 없다. 그래도 사람들은 발 끝만 바라보며 산책을 계속한다. 안개를 뚫고 걷다 보면 늘 다니던 공원이 생소하게 느껴진다. 마치 뉴욕 금융가를 덮고 있는 혼돈의 그림자가 공원까지 침투한 듯 즐거운 아침을 맞으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다.

시간이 지나고 해가 떠오른다. 태양의 온기가 차가운 안개를 어디론가 날려 보낸다. 눈앞에 희미하게 길이 보이기 시작하고 어느새 익숙한 공원의 풍경이 나타난다.

새벽운동을 마친 사람들은 아침을 되돌아본다. 아무리 짙은 안개도 태양 빛에 슬그머니 사라지듯 뉴욕에 내려 앉은 불안의 안개도 걷히길 소망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글=신경훈 영상정보부장

사진=AP연합뉴스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