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질문에 '욱'하면 끝장

이달 초부터 주요 기업들이 가을 채용시험의 서류전형 합격자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2단계 채용절차인 면접 시즌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특징은 지원자의 '스펙'보다는 개인이 실제 보유한 능력과 희망하는 직무에 대한 업무 수행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면접 기법이 많다는 점이다. 하반기 공채를 준비하고 있는 구직자로선 '일발필살'의 자세로 지원하는 기업과 해당 직무에 관해 미리 숙지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세워두는 것이 필요하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도움을 받아 면접관문을 뚫는 법을 살펴본다.

◆면접시즌 개막

주요 기업들은 다음 달까지 신입사원 채용을 위한 면접 전형에 나서고 있다. 대림산업,두산,아모레퍼시픽,현대중공업,GS칼텍스,KT 등 주요 기업들이 10월 중순부터 11월까지 면접전형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영어와 한자 능력을 평가한 뒤 지원자 5명이 한조로 면접에 참여하는 2차 임원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두산은 20일부터 내달 6일까지 1차 면접이 치러진다. 문답식 면접과 프레젠테이션 면접으로 진행되며,문답식 면접은 개별 면접이지만 1인당 50분이 주어진다.

GS칼텍스는 10월 말부터 비즈니스 케이스 면접,개별 역량 면접,집단토론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KT는 10월 말에 1차 면접을,11월 중순에 2차 면접을 각각 실시한다. 직무역량면접,PT면접,시뮬레이션 면접 등으로 진행된다. 대림산업은 25일 종합직무능력검사를 실시한 후 11월 중순께 면접전형을 실시할 예정이다. 원어민과 1 대 1로 진행되는 영어회화 면접이 눈에 띈다. STX는 6명이 한 조를 이뤄 30∼40분간 진행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주제를 던져놓고 커뮤니케이션 능력,논리력,설득력,문제 해결 능력 등을 평가한다. 이 밖에 LG전자,포스코 등이 10월 중순∼11월 초 비슷한 유형의 면접전형을 실시한다.

◆족집게 면접대책

면접경쟁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선 각 사의 면접 '패턴'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인크루트가 최근 상장사와 주요 공기업,외국계 기업 49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 대 1 또는 다대다 면접(93.1%)이 가장 널리 시행되고 있었다. 그 뒤를 이어 주제를 놓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거나 상대를 설득하는 과정 등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평가하는 토론면접(22.7%)이 많았다.

주목되는 점은 금융권에선 합숙면접을 실시하는 곳이 17.6%나 됐으며 물류운수업종은 절반 이상이 영어면접(51.9%)을,3분의 1가량이 블라인드면접(33.3%)을 진행하고 있었다. 식음료 업종에선 역량(심층)면접(40.6%)과 압박면접(스트레스면접)(21.9%)을 보는 비율이 높았다. 전기전자·자동차·석유화학 업종은 5개사 중 2개사 정도로 영어면접을 치르는 기업이 적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토론면접에선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놓되 적절한 중재자로서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말하는 것만큼 다른 사람 의견을 경청하는 태도도 중요하다는 것.프레젠테이션은 짧고 간결한 핵심 키워드를 찾아내 진행하고 면접관의 눈을 한명 한명 마주치도록 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손짓,몸짓을 쓰는 것도 효과적이다.

지원자의 과거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의 역량과 성과를 예측하는 심층면접,역량면접은 솔직담백함을 표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성장과정,생활태도,잠재능력,성향 등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만큼 답변에 일관성이나 진실성을 유지하는 게 필요해서다. 합숙면접에선 팀워크와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합숙면접은 세부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평가에 반영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의도적으로 지원자를 스트레스와 긴장상태에 몰아넣고 반응을 보는 압박면접에선 공격적인 질문을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여 화를 내면 '탈락'을 염두에 둬야 한다. 화가 나 면접관을 곤란하게 하는 답변으로 '복수' 하는 것은 탈락의 지름길이다. 차분하면서도 재치 있게 대처하는 게 좋다. 찜질방에 가거나 농구 등을 같이 하며 평가하는 다차원면접에선 긴장이 풀릴 때 견제구가 날아올 가능성이 높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