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후 1시 경기도 시흥시 시화국가산업단지 내 글로비스 중고차 경매센터.버튼을 한 번 누를 때마다 3만원씩 응찰가가 올라가는 입찰기를 손에 쥔 중고차 매입상 100여명의 시선은 좌석마다 설치된 모니터에 쏠려 있었다. 화면엔 중고차 사진과 주행 거리,연식,성능 점수 등이 상세하게 나타났다. 낙찰받기 위해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들의 '사냥감'은 2007년식 검정색 뉴오피러스.2480만원에서 출발한 가격은 채 3분이 지나지 않아 2700만원으로 뛰었다. 차 사진 주위로 빨간색 불빛이 깜빡이더니 "낙찰됐습니다"란 방송과 함께 경매가 종료됐다. 낙찰가는 희망 판매가격보다 220만원이 높은 2720만원.빨간불은 낙찰가가 희망가격을 넘어섰다는 의미였다. 경매장엔 이날 280여명의 중고차 매입상들이 다녀갔다. 경매에 올라온 243대 가운데 141대(58%)가 낙찰됐다.



글로비스가 다음 달 2일 정식 개장을 앞두고 이날 시범적으로 문을 연 시화 중고차경매장은 좋은 차를 싸게 사려는 매입상들로 붐볐다. 2003년부터 경기도 광주시에서 분당경매장을 운영해 온 글로비스는 지난해 중고차 경매 물량이 일주일에 1000대를 넘어서자 시화에 제2경매장을 마련했다. 지난해 분당경매장에선 4만2484대의 중고차가 경매에 나와 2만3791대(56%)가 주인을 찾았다.

시화경매장은 대지 1만평(건물 면적 1000여평)에 1000대 이상의 주차가 가능한 대규모 시설로 지어졌다. 전자경매 시스템을 도입해 경매장 전면 스크린으로 차량 상태와 정보를 꼼꼼히 확인할 수 있다. 500여 좌석에는 개별 모니터가 설치됐다. 회원 카드로 경매 거래 내역을 원스톱으로 출력할 수 있는 '키오스크'와 인터넷으로 중고차를 경매에 내놓을 수 있는 '인터넷 출품 시스템',2대 이상의 차량을 한꺼번에 파는 '차량 동시 경매 시스템' 등 최첨단 시설을 갖췄다. 중고차를 내놓는데 드는 수수료는 5만5000원,낙찰 수수료(낙찰가의 2.2% 수준)는 최저 2만2000원에서 최고 33만원이다. 경매는 매주 화요일 오후 1시에 시작된다.



지난해 글로비스 분당경매장에서 거래된 중고차의 낙찰 가격은 매도자가 써 낸 희망 가격보다 평균 24만원 높았다. 그렇다고 매입상들이 차를 비싸게 구입하는 건 아니다. 매도자와 매수자를 직접 연결하는 경매 방식을 통해 유통 비용과 불필요한 리베이트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자동차의 물류 계열사인 글로비스가 직접 운영하는 경매장인 만큼 차량 성능 점검과 명의 이전 등 사후 관리 측면에서도 신뢰성이 높다. 일반인도 경매신청 후 차량점검을 거치면 중고차를 판매할 수 있지만,경매 응찰은 회원사로 등록된 중고차 도매상만 할 수 있다.

시흥=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