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면접ㆍ토론→추첨' 160명 선발
한국어ㆍ영어 병행하다 영어로만 수업


내년부터 서울에 문을 여는 두 곳의 국제중학교는 영어에 능통하고 국제적 시야를 갖춘 글로벌 인재를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원중학교는 '외국어에 능통한 국제적 인재 육성'을,영훈중학교는 '한국어ㆍ영어 병행(이중언어) 교육과 국제 교육과정 운영'을 각각 특성화 목표로 내걸었다. 두 학교는 오는 11월부터 신입생 모집 전형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제중 설립시 중학교 입시가 되살아나 초등교육이 파행을 보이고 사교육비도 증가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아 논란이 예상된다.

◆영어 잘해야 가나

국제중 학생 선발은 서류전형,면접토론,추첨의 3단계로 나뉜다. 우선 1단계 서류전형에서는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학교생활기록부 중심으로 모집정원(160명)의 5배수인 800명을 선발한다.

학교장 추천은 국제중 진학 동기와 학업 능력을 확인하는 것으로 추천 인원에는 제한이 없다. 학생부에서 확인하게 되는 사항은 출ㆍ결상황,교과학습발달상황,창의적 재량 활동상황,특별활동상황,봉사활동상황,공공기관이 주최한 경시대회 수상 실적 등이 있다.

최근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통지표에는 과거의 '수우미양가'와 비슷한 '매우잘함,잘함,보통,노력바람,매우 노력바람' 등의 등급이 표시되므로 이것과 각종 활동상황을 종합하면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2단계인 면접ㆍ토론 전형은 1 대 1 면접과 집단 토론 방식으로 진행되며 정원의 3배수인 480명을 뽑는다. 시교육청은 영어 사교육비 증가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이 단계에서 영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3단계에서는 480명 중 국제중에 입학할 160명을 추첨으로 선발한다. 지나친 경쟁을 막기 위해서다. 일부 서울사대부속초등학교와 교원대부속초등학교,개방형자율학교인 원묵고 등 일부 학교에서는 추첨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무엇을 배우나


대원ㆍ영훈 국제중학교, 어떻게 뽑고 가르치나
국제중 운영 커리큘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시간이 일반 학교(주당 3~5시간)보다 적어도 2~3시간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학 과학 등 일반 교과목 중 상당수도 1학년 때는 한국어로,2학년 이후에는 영어로 가르칠 것으로 전망된다.

양종만 서울시교육청 교육지원국장은 "처음부터 영어를 잘 하는 학생을 뽑는 것이 아니므로 무조건 영어몰입교육을 하지는 않겠다"며 "일부는 영어,일부는 우리말로 설명하는 등 이중언어로 가르치며 차츰 영어 수업시간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양 국장은 "영훈중은 영훈초,대원중은 대원외고의 영어 교육 노하우가 축적돼 있어 교원 확보 등은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표방한 만큼 사회과목에서도 일반 중학교에 비해 국제 역사나 국제 관계,국제 지리 등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학급당 인원은 32명으로 일반중학교와 비슷한 수준이다.

◆저소득층ㆍ귀국 자녀는 특별전형으로

국제중은 각각 저소득층과 귀국 자녀들을 대상으로 특별전형을 실시키로 했다. 대원중은 모집정원 160명 중 20명을 국제리더ㆍ외국어능력우수자 특별전형으로,영훈중은 160명 중 28명을 국제인재 전형으로 뽑는다. 두 학교는 또 사회적 배려 대상자 특별전형으로 각각 12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국제리더 특별전형은 영어권 거주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장기간의 해외생활로 우리 말 구사능력이 부족한 학생에 한해 영어 사용을 허용할 계획이다.

이 경우에도 영어 구사능력 자체는 평가요소에 반영되지 않는다. 영훈중의 국제인재 특별전형은 부모와 함께 외국에서 2년 이상 거주하고 2년 이상 수학한 자,부모 중 1인 이상이 외국인인 경우 등 특례입학 대상자가 지원할 수 있다.

사회적 배려대상자 특별전형은 국민기초생활수급대상자,한 부모 가정 자녀,소년소녀 가장 등이 대상이다. 일반전형과 특별전형에 동시에 지원하지는 못한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