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백화점을 가도 지하 1층에는 어김없이 식품매장이 자리잡고 있다. 백화점은 왜 식품매장을 지하에만 둘까.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의 역사는 1929년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일본 미츠코시백화점 경성지점(현 신세계백화점 본관자리)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종묵 신세계백화점 신선팀장은 "미국.유럽의 고급 백화점에는 식품매장 자체가 없다"며 "국내 백화점 매장 구성.운영 방식은 초기 일본 백화점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의 구조적 이유도 있다. 과일 야채 정육 생선 등 신선식품은 무게도 많이 나가고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백화점에 들여와야 한다. 하역하는 주차장과의 운반거리가 짧을수록 좋다. 또 식품매장은 냉동고나 냉장시설을 갖춰야 하므로 무거운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돼야 한다.

상품 간 연관성도 고려됐다. 의류 잡화 인테리어소품 등 다른 상품과 달리 식품은 서로 이질적이다. 양성철 현대백화점 유통연구소 연구원은 "쇼핑 흐름이 유지되도록 의류.잡화를 인접시켜 매장을 구성하다 보면 식품은 지하층이 어울린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