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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음주연령

음주의 양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나이는 몇 살일까.

법적인 음주연령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으나,유럽 대륙의 경우는 비교적 낮은 편이다.

프랑스 독일 덴마크 오스트리아 스위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16세부터 음주를 허용하고 있다.

포도주와 맥주가 식(食)문화로 자리잡은 영향일 게다.

이러한 음주연령이 논란을 빚고 있다.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면서 교통사고가 해마다 큰폭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에는 이탈리아 의회가 총대를 메고 나섰다.

의원들이 음주연령을 18세로 높이려 하자,주류판매상과 해당 청소년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다. 결국 높은 벌금을 물리려 했던 법안은 무산되고 말았다.

같은 시기 뉴질랜드도 음주연령 제한을 18세에서 20세로 조정하려 했다.

그러나 이만한 나이면 자기 자신을 충분히 책임질 수 있다는 젊은 층의 반론에 부딪쳐 의회에서 부결됐다.

미국에서도 음주연령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21세 이하의 젊은이에게 술을 팔지 못하도록 규정한 연방법을 개정해 18세로 낮추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실제 이보다 낮은 연령의 청소년들이 술을 마시는데도 음주연령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족쇄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징집연령과의 연관성이다.

이라크에 파병된 젊은이들은 이미 18세에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한 판단을 할 정도인데,이들에게 '술마실 자유'를 주지 않는 것은 괜한 억지라는 얘기다.

1970년대 베트남전이 한창일 때도 음주연령과 징집연령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당시에는 대부분의 주(州)가 앞다퉈 음주연령을 18~20세로 낮췄었다.

전쟁 후 미국에서 음주연령이 다시 높아진 것은 순전히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탓이다.

우리의 경우도 술을 마시는 나이가 계속 낮아지면서 청소년들의 음주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법적으로 나이를 규제하기 보다는 올바른 음주문화를 정착시키는 일이 급선무가 아닌가 싶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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