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보유한 이지스(Aegis) 구축함 '세종대왕함(KDX-Ⅲ·7600t급)'은 '꿈의 구축함'으로 불린다.

강력한 레이더 등 전투체계 덕분에 수백km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적 항공기나 미사일을 발견,요격할 수 있는 현대전의 총아이기 때문이다.


◇이지스란 : 아테나의 방패서 유래

이지스(Aegis)의 어원은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가 딸 아테나(전쟁의 신)에게 준 방패에서 유래한다.

방패처럼 방어 능력이 뛰어난 전투체계를 '이지스 전투체계'라고 하는데 이 같은 전투체계를 탑재한 전투함을 이지스함 또는 이지스 구축함으로 부른다.

미국 록히드마틴이 제작한 이지스 전투체계는 고성능 레이더와 슈퍼컴퓨터의 통합체로,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SPY-1D)를 통한 3차원 정보 수집 체계와 원거리 대공 방어,대함·대잠수함전,탄도탄 방어체계 등으로 구성돼 있다.


◇ 전투능력 : 천여개 표적 동시 탐지

1000여km에서 날아오는 탄도탄을 탐지한 후 사거리 내로 접근하면 함정에 장착된 SM-2 함대공 미사일 등으로 요격할 수 있다.

또 500km에서 접근하는 항공기 함정 등 100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150km에서 이들을 요격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한 함대함 유도탄으로 150km에서 적 수상함을 공격할 수 있고 5인치 함포로 25km에서 적 함정 격파가 가능하며 장거리 대잠수함 어뢰 및 경어뢰를 탑재,수십km 거리의 함정과 잠수함도 공격할 수 있다.

세종대왕함은 길이 166m,폭 21m에 최대 30노트(55.5km)의 속도를 낼 수 있다.

대잠수함 및 구조용 헬기 2대를 탑재한다.

승조 인원은 300여명이다.


◇ 항공모함과 차이 : 공격력 갖춘 전투함

이지스함과 항공모함은 목적 자체가 다르다.

항공모함은 함재기,즉 항공모함에서 이·착륙이 가능한 전투기 또는 다목적기 등을 수송하는 배로 자체 공격 능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

이에 반해 이지스함은 이지스 전투체계를 이용,대공,대함,대잠 등의 공격 능력을 갖춘 다목적 전투함이다.

규모도 이지스함은 7600∼1만t급인 데 반해 항공모함은 10만t급이다.


◇ 왜 세종대왕 : 국민 호감도 가장 높아

당초 KDX-Ⅲ는 안용복함으로 이름 붙여질 예정이었으나 일본과의 외교 관계를 의식해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안용복은 조선 숙종 때 일본 어선의 독도 침범을 막아낸 인물로 그의 이름을 딸 경우 일본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와 관련,해군은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우리나라 역사에서 국가 발전에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국민적 호감도가 가장 높은 '세종대왕'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 실전배치 : 시운전후 2009년 전력화

세종대왕함은 해군에 인도된 뒤 1년여간 시운전 및 작전 성능 평가를 마친 다음 2009년께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현재 이지스 구축함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일본 스페인 노르웨이 등 4개국이지만 스페인과 노르웨이의 경우 한국형 구축함(KDX-Ⅱ)인 충무공 이순신함과 유사한 4600t급에 불과해 우리나라는 사실상 세계 세 번째(7000t급 이상 기준) 이지스급 전투함을 갖는 나라가 된다.

일본은 현재 5척의 이지스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4척을 건조 중이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