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아니 홀리 국장 "한국 출산율 높이려면 남편 일찍 퇴근시켜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국의 출산율이 올랐다고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요.
가장 먼저 할 일은 직장에서 남편부터 일찍 퇴근시키는 일입니다."
노르웨이 아동 및 양성평등부(Ministry of Children and Equality)의 아니 홀리 양성평등국장(58)은 11일 "한국의 상황에 대해 많이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홀리 국장은 지난 9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주한노르웨이왕국대사관 공동 주최로 열린 '한국-노르웨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국제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딸 둘,아들 셋을 키웠다는 홀리 국장은 "그 많은 아이를 키울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이 육아나 교육을 똑같이 책임져 줬기 때문"이라며 "한국도 이 같은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출산율을 높이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노르웨이의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가임 기간 낳을 것으로 추정되는 아동수)은 1.9명.인구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대체율(2.1명) 수준에 육박해 있다.
물론 노르웨이도 어려웠을 때가 있었다.
출산율이 한때 1.5명까지 떨어졌지만 1970년대 '남녀 평등법'을 제정,고용에서 남녀평등을 이루고 아버지들이 육아와 집안일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서 상황이 개선됐다.
노르웨이의 지난해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은 70%.한국의 50%에 휠씬 앞선다.
남성들도 42∼52주의 유급 '부모휴가' 가운데 6주를 의무적으로 써야 한다.
여성고용 확대와 남편의 육아휴직 사용 확대는 기업주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홀리 국장은 "노르웨이도 1930년대까지만 해도 노사 간에 파업과 시위로 큰 진통을 겪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사정이 지속적으로 대화를 해 왔고 그 연장선상에서 저출산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사정이 결정하더라도 사회 분위기가 함께 바뀌지 않으면 힘들다"며 "한국은 인맥사회의 성격이 강하다 보니 남편들이 밖에서 접대를 해야 할 경우가 많은 데 이런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홀리 국장은 "그러나 노르웨이 역시 정도는 다르지만 접대문화가 있기는 마찬가지"라며 "한국과 다른 점은 제가 밖에서 접대를 하더라도 그런 날은 남편이 일찍 집에 올 수 있어 문제가 없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
가장 먼저 할 일은 직장에서 남편부터 일찍 퇴근시키는 일입니다."
노르웨이 아동 및 양성평등부(Ministry of Children and Equality)의 아니 홀리 양성평등국장(58)은 11일 "한국의 상황에 대해 많이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홀리 국장은 지난 9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주한노르웨이왕국대사관 공동 주최로 열린 '한국-노르웨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국제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딸 둘,아들 셋을 키웠다는 홀리 국장은 "그 많은 아이를 키울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이 육아나 교육을 똑같이 책임져 줬기 때문"이라며 "한국도 이 같은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출산율을 높이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노르웨이의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가임 기간 낳을 것으로 추정되는 아동수)은 1.9명.인구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대체율(2.1명) 수준에 육박해 있다.
물론 노르웨이도 어려웠을 때가 있었다.
출산율이 한때 1.5명까지 떨어졌지만 1970년대 '남녀 평등법'을 제정,고용에서 남녀평등을 이루고 아버지들이 육아와 집안일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서 상황이 개선됐다.
노르웨이의 지난해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은 70%.한국의 50%에 휠씬 앞선다.
남성들도 42∼52주의 유급 '부모휴가' 가운데 6주를 의무적으로 써야 한다.
여성고용 확대와 남편의 육아휴직 사용 확대는 기업주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홀리 국장은 "노르웨이도 1930년대까지만 해도 노사 간에 파업과 시위로 큰 진통을 겪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사정이 지속적으로 대화를 해 왔고 그 연장선상에서 저출산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사정이 결정하더라도 사회 분위기가 함께 바뀌지 않으면 힘들다"며 "한국은 인맥사회의 성격이 강하다 보니 남편들이 밖에서 접대를 해야 할 경우가 많은 데 이런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홀리 국장은 "그러나 노르웨이 역시 정도는 다르지만 접대문화가 있기는 마찬가지"라며 "한국과 다른 점은 제가 밖에서 접대를 하더라도 그런 날은 남편이 일찍 집에 올 수 있어 문제가 없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