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손찌검하는 남편,이제부터 매 맞고는 못산다는 아내,시대가 달라졌다. 남자들은 긴장해야 한다. 남편이 폭력을 쓰면 두말 않고 이혼하자는 말이 나오는 지금. 건강심리학회지 서경현 교수에 따르면 여대생 36.9%가 데이트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고, 남대생 46.2%가 폭력을 가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게다가 여성의 전화에 따르면 15.9%가 결혼 전부터 맞기 시작하다가 38.6%가 결혼 후 1년 이내에 또 맞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애시절 폭력이 결혼 후 폭력으로 그대로 이어지거나 잠시 폭력성을 숨기다가 결혼한 뒤 본색을 드러내는 셈이 된다. 통계청 조사 결과 가정 폭력으로 인한 이혼이 10년 전에 비해 2배로 늘어났으며, 35.9%가 가정 폭력으로 상담소를 찾는다는 것. 여성들이 맞고 산다는 것에 대한 수치심 때문에 감추려고 하던 것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시작했다고 보아야 한다.

최근 연예인 부부 간 폭력 사태로 가정 폭력 문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남의 집 가정사를 들여다보면서 중년 남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니 맞을 짓을 했으면 맞아야지. 여자가 오죽했으면 때렸겠어?"

"아냐,요샌 세상이 요상하게 돌아가 여자들 세상이 돼 버렸어. 이럴 때일수록 납작하게 엎드려야 해. 그저 손은 안 대는 게 좋아. 여자들이 안 참겠다는데 어쩔 거야. 죽여 살려? 나도 그 전엔 몇 번 손찌검을 했었는데 요즘엔 못 하잖아. 간뎅이가 부었는지 이젠 바락바락 뎀벼드는데 내가 당황스럽더라니까."

"말도 마. 말다툼 끝에 뺨 한 대 때렸는데 글쎄 헤어지잰다. 참 나 기가 막혀서… 애들 생각은 눈꼽만치도 안 해.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몰라."

세상이 변한 줄 모르고 남자들이 늘 하던 대로 하다가는 청천벽력 같은 일을 당하기 쉽다. 아내들이 한 대 맞는 순간 즉시 이혼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남자들이 아직까지도 가부장적인 사고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반면 어떤 이유에서든 폭력 남편과는 살지 않겠다는 여성들과 맞서게 되는데, 폭력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는 뜻.

어떤 부부라도 싸움은 할 수 있다. 그러나 최대한 빨리 푸는 것이 관건이다. 그 화해의 제스처를 잠자리로 생각하는 남성들이 많다. 조사에 따르면 80%의 남편이 부부 싸움 후 서먹서먹해진 부부관계 회복에 섹스를 이용한다고 한다. 많은 남편들은 밤일만 잘하면 모든 문제가 눈 녹듯 녹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부에게 있어 섹스는 은밀하면서도 가장 진한 애정 표현이다. 부부가 말다툼하다가 말로는 도저히 아내를 못 당하겠으니 일단 때려놓고 보는 거다. 그러나 생각 외로 사태 수습하기가 만만치 않고 풀기는 풀어야 하고…. 깊게 생각하는 것도 귀찮다. 남편이 그저 미안하다는 말 대신 동물적인 본능을 들이대면 아내는 내키지 않아도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남편과는 달리 아내들은 감정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섹스를 한다는 것 자체가 곤란하고 편치 않다. 결코 기쁘지만은 않은 섹스를 허락한다는 것은, 이미 말라버렸을지도 모를 사랑의 샘에 물을 채우는 몸부림인 것이다. 계속 부부로 살아갈 생각이 있다면 싫든 좋든 응해야 하는 것이므로….

"맞고 사는 여자들은 정말 이해가 안 되지 않니?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맞으면서 사냐구."

"그런 소리 하지 마. 우리 남편은 때리기는 하지만 얼마나 자상하다구. 맞기는 해도 그런 날 밤은 나를 엄청 사랑해 줘."

속궁합이 딱딱 맞는 부부의 폭력은 만성화되기 쉽다. 하룻밤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는 말이 있다. 살 섞고 살면서 그 맛을 알고 나면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다. 밤일이 그럴 듯하면 경미한 폭력은 이혼까지 안 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여자는 꽃으로도 맞을 수 없다는 것. 남자의 힘은 때리라고 있는 게 아니라 밤에 쓰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국성교육연구소 대표 www.성박사.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