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반등의 계기를 찾고 있는 일본 정부엔 한국도 벤치마킹 대상이다.

출산율 제고에 뒤늦은 한국 정부가 저출산대책 연구에 나선 지 1년 반여 만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기 시작한 데다 쌍춘년(雙春年)이나 황금돼지해 같은 음력상의 특성을 이용해 예상치 못한 효과까지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양국은 올해부터 매년 양국에서 저출산 현황과 대책에 관한 심포지엄을 갖기로 최근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일본에서,내년은 한국에서 양국의 정부 관계자와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 심포지엄이 열리게 됐다.

이는 지난해 7월 이노구치 구니코 전 일본 소자화(少子化) 담당 장관이 한국을 방문,저출산 대응에 대한 협력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국이 저출산 대응에 늦었지만 그래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저출산 극복에 성공한 서유럽 국가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심각한 저출산의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과 정책을 함께 고민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인 셈이다.

일본 정부는 또 쌍춘년이나 황금돼지해 같은 음력상의 특징적인 해를 일본에서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양력을 쓰기 때문에 쌍춘년의 개념에 대해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쌍춘년 때문에 결혼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면 그 개념을 도입해 홍보에 사용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발표한 첫해인데도 쌍춘년 효과에 힘입어 출산율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에 관심을 보이면서 "일본 열도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을 감안한다면 쌍춘년이나 황금돼지해 같은 개념을 활용해 결혼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일본의 경우 여성 인기가수인 아무로 나미에 등 연예인 부부 3쌍을 출산홍보 대사로 내세워 '육아를 돕지 않는 남편은 남편도 아니다'라는 캐치 프레이즈 아래 결혼과 출산·평등 보육 등을 광고했으나 모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이 광고 후 3쌍의 연예인들이 모두 이혼을 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연예인 부부의 이혼율이 높은데 이를 감안하지 않고 홍보대사로 쓴 것은 오판이었다"며 "황금돼지해 같은 한국에서의 특이한 개념을 정부 홍보에 이용하는 방안을 강구해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