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 기아차 하이닉스는 2006년 한 해 동안 약세를 면치 못한 대표적인 종목들이다.

최근엔 공통점이 하나 더 늘었다.

주가 부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수세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3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12월 들면서 이들 종목을 매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LG필립스LCD의 경우 9월 초부터 3개월 내리 매물을 쏟아내며 주가 하락을 부추기다가 12월6일부터 순매수로 전환해 87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2006년에 50%나 급락한 기아차에 대해서도 외국인은 3주 연속 매수 우위로 16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하이닉스도 최근 2주 동안 3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또 팬택앤큐리텔에도 매수세가 유입 중이다.

이 가운데 하이닉스를 제외한 종목은 올해도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적지 않아 외국인의 매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필립스LCD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신용등급이 하향되는 등 겹악재에 휩싸였다.

기아차도 해외사업 불투명성이 여전해 아직 투자 매력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워크아웃을 추진 중인 팬택앤큐리텔도 투자위험이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저평가 매력을 이들 종목 매수 요인으로 꼽았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대만 LCD 업체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5배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는데 LG필립스LCD는 1.3배 수준까지 내려와 투자 매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역발상매매도 거론된다.

장 오디베르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 사장은 "주가 반등은 시장의 예상보다 빨리 올 때가 많았다"며 "이 같은 경험에 따라 악재가 겹칠 때 회복기를 염두에 두고 선취매하는 게 외국인의 상용 수법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