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국방장관 내정자의 인맥을 '캐기 위해' 통화한 몇몇 육사 27기 동기생들의 한결같은 대답이다.
'하나회'사건 이후 군내 '사조직'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회적 인식에 민감하게 반응한 탓일까.
그것 때문만은 아닌 듯했다.
실제 김 내정자의 군 인맥은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이와 관련한 몇몇 주변인의 증언.육사 27기 동기회 총무인 이택호 육사 교수(철학)는 "원칙주의자로서 사사로움이 전혀 없다"며 "공식적인 자리 외에 따로 만나는 동기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육군참모총장 시절 김 내정자의 비서실장을 지낸 황인무 준장도 "사회 친구들하고는 가끔 전화도 주고 받는 것 같은데 군 내에서는 글쎄요… 딱히 떠오르는 분이 없네요"라고 말했다.
그래도 굳이 군 인맥을 들자면 육사에 함께 입교한 고교 동기들과 육사 생도 시절 축구부원 정도다.
권안도 국방부 정책홍보본부장(예비역 중장)은 김 내정자와 광주서중·광주일고(42회),육사 육군대학 동기다.
권 본부장은 "우린 어릴 때부터 잘 알고 지낸 사이"라며 "국방장관 적임자로 아주 잘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북실 군인공제회 산하 제일식품 감사도 고교 및 육사 동기다.
정 감사는 "김 내정자가 아주 효자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회고했다.
김윤석 전 특전사령관(예비역 중장),한광문 전 품질관리소장(예비역 소장),이광희 전 논산육군훈련소장(예비역 소장) 등은 육사 생도 시절 축구부 인연으로 김 내정자와 각별하게 지내고 있다.
운동신경이 발달한 김 내정자는 당시 최종 수비수로 한껏 축구실력을 뽐냈다고 한다.
일부 육사 동기는 김 내정자가 '베켄바우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할 정도로 축구를 잘했다고 알고 있었다.
한광문 전 소장은 "우리 동기 중 6명이 축구부원이었는데 그때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했기 때문에 끈끈한 정을 많이 쌓았다"며 "요즘도 가끔 만나 식사하면서 그 시절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김 내정자가 육군총장이 된 이후에는 거의 연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내정자에게 쓸데없는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동기들의 배려 때문이다.
'민간인 친구' 중에는 재계 학계 법조계 정계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광주일고 42회 동기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김대중 동주용선 사장,김대송 대신증권 부회장,기옥 금호석유화학 사장,안준태 중앙건설 사장,이공현 헌법재판관,박상철 서울대 의대 교수,김효석 민주당 의원,전병태 다혜무역 사장 등과 가깝게 지낸다.
김 내정자에 대한 이들의 평가는 '외유내강''원칙주의자''모범생''참군인' 등으로 한결같다.
선박임대업체인 동주용선을 운영하는 김대중 사장은 아주 절친한 편.고3 시절 짝꿍이었던 김 사장은 사단장,군단장,참모총장 등 김 내정자의 이·취임식 때 고교 동창들과 함께 자리를 같이하곤 했다.
김 사장은 "이름 때문에 별명이 '껌장수'였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군인의 길을 걷겠다고 한 진짜 준비된 군인"이라며 "성격이 온화하고 자기관리를 잘하는 친구"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김 내정자의 고교 시절 성적이 반에서 5~10위권으로 "공부도 잘했다"고 귀띔했다.
같은 반 반장이었던 박상철 교수는 "군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며 "그래서인지 스스로에 대한 규율이 엄했다"고 회상했다.
이공현 재판관과 안준태 사장은 "탁월한 덕장으로 비록 친구이지만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전병태 사장은 "아직 축하전화도 못했다"며 "고교 동창들도 김 장관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서로 조심한다"고 전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