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큰 장'에 대한 기대가 허물어지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방의 추석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재래시장의 박스,비닐봉투 주문량은 작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그나마 온기가 느껴지는 백화점이나 온라인 쇼핑몰에도 긴 추석 연휴를 이용해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늘면서 여행가방,수영복 등 여행상품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을지로4가역 인근 중부 건어물시장에서 추석 선물용 박스를 판매하고 있는 풍화산업의 이길형 사장은 "작년 추석 시즌에는 지방 도매상들이 물건을 실어나르기 위해 구입하는 박스가 이맘 때까지 3만장(1000만원 상당) 팔렸는데 올해는 1만장도 안 팔렸다"고 말했다.

대형 마트(할인점)에는 정육 선물세트 등 고가 선물세트를 대신해 중저가 화장품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추석 시즌이 본격화한 지난주 이후 중저가 화장품 판매량이 작년보다 30% 늘었다"며 "5만원 이상 정육세트나 술세트보다는 온 가족이 쓸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선물로 많이들 준비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작년에는 2만~3만원대 샴푸 린스 세트가 가장 많이 팔렸는데 올해는 9900원대 선물세트를 찾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올 상반기 한 자릿수 신장에 머물렀던 여행용 가방의 매출이 이달 들어 작년 같은 기간보다 60% 신장했다.

선글라스는 지난해보다 3배 늘었고 수영복 매출도 25% 정도 신장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