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본사에서 한시간반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와타나베 사장은 설계, 품질관리, 생산 등에서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품질향상을 위해 1주일의 절반 이상을 공장에서 보내며 직원들이 자만하지 않도록 독려하고 있다.
-도요타는 세계 자동차 업계의 정상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성공 비결은.
" 인재 육성입니다.좋은 사람을 모으고 키운 결과 오늘의 도요타가 존재하고 있습니다.특히 보통 사람을 뽑아서 인재로 키우는 '육성'이 중요하다고 봐요."
-잇따른 대량 리콜로 도요타의 명성에 금이 가고 있는데요.
"설계와 생산 관리 부문에 문제가 있었다고 봅니다.새로 만드는 차에 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계기로 삼고 있습니다.최근 설계 등 R&D(연구개발) 인력을 대폭 확충했어요."
-임시직 사원 증대로 품질 저하가 발생한 게 아닌가요.연간 순익이 1조엔이 넘는데 정규직을 늘려도 되지 않습니까.
"이익이 많이 난다고 정사원을 많이 쓰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비용과 생산 효율 등 다른 각도에서 검토해야 할 부문도 있습니다.임시직을 써도 각 분야에서 철저하게 관리가 되고 있기 때문에 품질 저하와 직접 관계가 있다고 보진 않아요."
-향후 경영 목표는 무엇입니까.
"품질에서 세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좋은 품질의 자동차를 만들면 양은 당연히 따라온다고 봅니다.'꿈의 자동차'를 만들고 싶은 욕심도 있습니다.운전해도 건강에 좋은 차,교통 사고가 없는 차,음주 운전 방지차,1회 주유로 장거리를 갈 수 있는 차 등을 만들고 싶어요."
-일본의 새 총리가 탄생했습니다.재계 입장에서 새 정권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재정,사회보장,교육 등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혁 스피드를 늦추지 말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또 경제 성장이 지속되도록 지원책을 펼쳐나가길 바랍니다."
-현대자동차는 매년 노사 분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해결책은 있을까요.
"도요타를 예로 들자면 노사간 신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회사에 문제가 있다면 노사가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커뮤니케이션(대화)을 잘 해야 합니다. 서로 신뢰하고 대화가 가능해지면 노사 분규는 없어집니다."
-한국 재계에선 오너 일가의 경영 참여에 대한 논란이 많습니다.전문경영인 입장에서 오너의 경영 참여를 어떻게 봅니까.
"도요타가 세계 기업으로 성장한 원동력은 '제조(모노츠쿠리)'로 세상에 기여하겠다는 창업자가 있어 가능했습니다. 끊임없이 기술을 개발하고 신제품을 만들어 사회에 공헌하는 '도요타 정신'이 전 사원에게 퍼져 회사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 경영에서 오너냐,전문인 이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능력이 중요합니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세계적인 기업의 최고 경영자가 됐습니다.한국 샐러리맨과 젊은이들에게 좋은 말씀을 해 주시죠.
"꿈과 비전을 갖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목표가 정해지면 현재 자신의 실력과 비교해 부족한 점이 파악됩니다.이러한 현실적 한계와 꿈과의 거리가 줄도록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합니다."
◆와타나베 사장은 '42년 도요타맨 이승엽 선수 팬'
게이오대학을 졸업하고 1964년 도요타자동차에 입사한 후 42년간 근무해온 도요타맨이다.
도요타 쇼이치로 사장(현 명예회장) 시절 비서실과 경영기획실에서 도요타의 성장 전략을 만드는 참모 역할을 해 오너 일가와도 가깝다.
'우직하고 견실하게'를 생활 신조로 갖고 있으며 상사는 물론 부하 직원과 토론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이론파' 경영자다.
홈런왕을 목표로 열심히 뛰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승엽 선수 팬이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