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조사만이 문제가 아니다. 오염물질을 방출하면 안된다,근로계약서를 작성해라,안전생산 설비를 갖춰라 등등 새로운 요구사항이 하루가 멀다하고 튀어나온다. 이를 위반하면 엄청난 벌금을 물게 되고 심한 경우 회사문을 닫을지도 모른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인들 사이엔 차이나 리스크가 커져 사업하기가 어렵다는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말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중국인들 스스로 '되는 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는 게 중국'이라고 말하지만 이제는 '되는 것은 되고 안되는 것은 안되는 사회'로 나가고 있다. 기업파산법 등 10여년간 미뤄왔던 법안이 최근 통과되는 등 각종 규정과 법안이 속속 제정되고 있다. 극히 초보단계이지만 경제와 사회를 움직이는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점점 더 편법이나 탈법이 용인되지 않을 것은 자명하다. 편법이 통용되지 않는 불편함을 차이나 리스크라고 하지 않는 한 차이나 리스크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
이런 점에서 최근 베이징 EU상의가 베이징에 진출한 EU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EU기업 중 92%가 중국의 기업환경이 매우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기업은 차이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하는데,EU기업들은 기업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보는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편법과 탈법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 데서 불편함을 느끼느냐 못느끼느냐의 차이일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법을 지키고 또 중국사회의 변화하는 흐름을 따라가지 않는 한 차이나 리스크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