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창사 40년을 맞는 ㈜효성이 오랜만에 웃었다.

미국에서 성사시킨 타이어코드 대규모 장기 공급 및 공장 인수 계약은 그동안 화섬경기 위축,적자전환,대우종합기계 등 기업 M&A(인수합병) 실패로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희소식이다.

효성은 외환위기 이후 나일론섬유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스판덱스섬유,타이어코드,중공업 비중을 확대하며 사업구조를 '고부가가치형'으로 재편해 왔다.

효성은 이번 계약으로 이 같은 사업구조를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게 됐다.

타이어코드 세계 1위 다진다

효성은 32억달러(약 3조627억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 성사로 타이어코드 세계 1위 기업의 위상을 굳히게 됐다.

폴리에스터(PET) 타이어코드 부문에서 턱밑까지 쫓아온 미국 PFI(옛 하니웰)사를 제치고 시장 1위를 굳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효성은 자산 인수를 포함한 굿이어측과의 장기 공급계약으로 현재 PET 타이어코드 부문 시장점유율을 25%에서 30% 수준까지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효성 관계자는 "남미와 같은 신흥 시장에서 판로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돼 경쟁업체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더 벌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효자사업으로 자리매김

굿이어란 글로벌 타이어업체를 장기 공급 파트너로 맺으면서 회사의 실적 개선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효성은 지난해 해외법인 평가손을 반영한 데다 화섬경기 불황 등으로 603억원의 적자를 냈다.

효성과 굿이어측은 최단 5년에서 최장 10년간 타이어코드를 공급키로 합의했다.

이럴 경우 효성측 타이어코드 매출은 공급 기간에 따라 7000억원(지난해 기준)에서 앞으로 1조~1조3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타이어를 만들 때 보강재로 들어가는 타이어코드가 효성의 '효자'사업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차세대 타이어코드 시장 진출

효성이 인수할 타이어코드 공장은 미국 앨라배마와 뉴욕,남미 브라질,유럽 룩셈부르크 등에 소재하고 있다.

이번 해외공장 인수로 효성은 국내는 물론 미국 중국 외에 남미와 유럽지역에서까지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보,대륙별 현지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하게 됐다.

이번에 인수한 공장에선 효성이 만드는 폴리에스터,나일론,스틸 소재의 타이어코드뿐만 아니라 첨단 신소재인 아라미드(항공기용 타이어코드)와 레이온 타이어코드를 생산한다.

레이온 타이어코드는 유럽지역 승용차에 주로 장착하는 고속 주행용 타이어 소재여서 부가가치도 높다.

다시 말해 효성이 생산하는 타이어코드의 소재가 지금보다 훨씬 다양화되는 셈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