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A(인수합병) 시장에 나온 LG카드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신한금융지주가 확정됐다.

신한금융지주는 조흥은행에 이어 LG카드 M&A로 국내 금융시장의 강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LG카드 M&A가 성사되기까지는 산더미 같은 각종 서류와 계약서,법전을 놓고 밤새 씨름한 변호사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M&A의 숨은 주역인 셈이다.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M&A에는 항상 변호사들이 따라 다닌다.

변호사들이 없다면 M&A 자체가 불가능하다.

M&A시장이 LG카드와 같은 초대형 M&A로 활기를 띠면서 로펌들의 고객유치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대형 프로젝트 유치는 마치 전쟁을 방불케 하며 자문료를 덤핑하는 로펌이 생길 정도"라며 변호사 업계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기업 구조조정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M&A 물량 자체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구조조정 노하우를 축적한 중소형 로펌들이 대거 M&A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M&A 거래 대금이 조 단위를 넘어가는 건은 김앤장 태평양 광장 세종 등의 대형 로펌들이 싹쓸이하는 추세다.

신희택·정경택 변호사를 비롯 100여명의 M&A 전문변호사들이 포진한 김앤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LG카드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신한금융지주와 이랜드로 인수된 한국까르푸,월마트코리아를 인수한 신세계 뒤에는 김앤장이 있었다.

대형 M&A의 한쪽 편에는 꼭 김앤장이 있는 셈이다.

하이마트 나산 등의 매각에는 서동우·한희봉 변호사 등 40여명의 전문 변호사가 포진한 태평양이 관여했다.

국민-주택 서울-하나 등 대부분의 은행 M&A는 김두식·송웅순 변호사를 필두로 한 30여명의 세종 변호사 손을 거쳤다.

율촌은 우리홈쇼핑을 인수한 롯데쇼핑의 법률대리를 맡았다.

법무법인 광장과 화우 지평 충정 등도 덩치에 걸맞게 M&A 분야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형 로펌에 맞서 도전장을 내민 중형 로펌들이 있다.

법무법인 서정과 바른,KCL이 그 주인공이다.

서정은 LG카드 채권단인 산업은행을 대리했으며 아주그룹의 대우캐피탈 인수,인천제철의 삼미특수강 인수 등에 간여했다.

송무가 수익의 90%를 차지했던 바른은 지난해 3월 김·장·리와 합치면서 M&A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김·장·리는 최근 삼보컴퓨터와 온세통신 매각을 자문했다.

오재욱 변호사는 "큰 거래일수록 각 분야에 전문가가 즐비한 초대형 로펌에 유리하지만 경쟁력의 핵심은 유효적절한 솔루션 제공 능력"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KCL도 M&A 명문으로 통한다.

대우중공업 인수와 팬택의 SK텔레텍 인수작업을 성공리에 마무리지으면서 명성을 날렸다.

소형 로펌 가운데는 벤처기업으로 특화한 우일아이비씨와 메디슨계열 유비케어에 대한 적대적 M&A로 이름을 떨친 다인,대농·청구·이트로닉스 등 굴지의 정리회사 M&A 업무를 수행한 경력의 한결 등이 사모펀드투자와 코스닥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법무법인 세종의 이상현 변호사는 "앞으로는 군소업체들이 난립해 있는 증권사와 보험사,케이블 방송산업 분야에 M&A시장이 활짝 열릴 것"이라며 "법률시장이 개방되면 대형 외국 로펌 주도로 M&A가 진행될 수 있어 국내 로펌 간 세력판도도 새롭게 짜질 개연성이 적지 않다"고 전망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