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재임 중 지식인에 대한 사회의 존경심이 식어 있음을 도처에서 목격했습니다. 지식인을 보는 시선은 싸늘하기까지 합니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통렬한 자기성찰과 자각을 통해 지식인에 대한 존경과 권위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정운찬 서울대 총장(58)이 19일 오후 교내 문화관 중강당에서 퇴임식을 갖고 평교수로 돌아갔다.

역대 서울대 총장 가운데 임기를 모두 채운 것은 정 총장이 처음이다.

정 총장은 올 2학기부터 경제학부에서 3과목의 강의를 맡는다.

정 총장은 이날 퇴임사에서 학생들에게 겸손하고 베푸는 리더십을 강조하는 한편 교수들에게는 학문적 수월성 추구와 함께 국가적 문제를 큰 틀 속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 총장은 2002년부터 4년간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취임 초 약속했던 '열린 대학'으로 서울대를 변신시키는 등 대내적 개혁에서는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균형선발전형제도 도입을 통해 서울대 구성원을 다양화하는 한편 교수 채용방식도 과감히 바꿔 자신의 임기 중 신규 채용 교수 가운데 30% 이상을 타교 출신으로 채우는 등 서울대의 폐쇄성을 허무는 데 앞장섰다.

정 총장은 또 학부와 대학원의 입학정원을 700명씩 줄여 학업 효율성을 높이고,1600억여원의 대학발전기금을 확보하는 등 남다른 경영수완도 발휘했다.

다만 2008년도 서울대 입시안과 고교 평준화제도를 놓고 정부와 맞섰지만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해 서울대의 자율성 확립은 다음 총장의 임무로 넘어간 셈이다.

한편 정 총장은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열린우리당 대선 후보로 영입이 거론되는 데 대해 이날도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