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권 초대형 개발사업인 'J프로젝트'(서남해안 해양레저타운)가 사업대상지 인수 지연,관련법 제정,내국인 카지노 설치 등 복합적인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져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19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 해남과 영암 간척지 2942만평에 35조원의 국내외 자본을 유치,2016년까지 골프장 호텔 카지노 자동차경기장 등이 들어서는 복합레저도시를 조성하는 J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전남도가 현재까지 J프로젝트의 향후 비전이나 경제성 분석을 제시하지 못해 J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였던 국내외 투자자들이 사업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게다가 사업 핵심인 간척지 양여와 내국인용 카지노 개설 등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투자자들이 투자를 포기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전남도는 5월까지 5000억원을 유치할 계획이었으나 실적이 전무해 기한을 9월 말로 4개월 연장했다.

이에 따라 특수목적법인 설립,실시설계 승인신청 등의 향후 일정이 연기돼 내년 초 첫 삽을 뜨기로 한 전남도의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사업대상지인 간척지 문제 복잡

J프로젝트 대상지역 2942만평 중 사유지 682만평을 제외한 전체 면적의 76%인 2260만평이 농업기반공사 소유의 간척지다.

전남도는 2260만평 전체를 요구하고 있으나 농림부는 기업도시 시범지역으로 지정된 1000만평만 넘기겠다는 입장이다.

또 올해 안에 간척지를 넘겨달라는 전남도의 요구에 농림부는 기업도시개발 특별법에 따른 개발계획 승인이 나면 양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경우 행정 절차상 농림부가 올해 전남도로 간척지를 양도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간척지 가격도 농림부(감정평가액)와 전남도(조성원가)의 계산 방식이 다르며 대금지급 조건도 전남도(10년 이상 장기분할지급)와 농림부(일시불)가 대립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간척지 100만평에 경주장을 조성해 2010년 F1(국제자동차경주대회)을 열기로 한 전남도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주장 건설에 최소 3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늦어도 내년에는 착공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대회가 무산되면 전남도는 350억원에 이르는 개최권료도 날리게 된다.

○내국인 카지노 개설 논란일어

전남도는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를 이곳에 개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카지노 설치를 반대하는 일부 여론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정부도 지자체마다 카지노 개설을 요구할 것을 우려해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낙후도가 고려된 강원도 정선처럼 카지노 개설에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며 "최근 마카오에서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 등 외국 자본들이 수시로 카지노 개설 여부를 물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법 통과도 불투명


J프로젝트를 뒷받침할 관련법 제정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F1특별법의 경우 당초 7월 임시국회에 상정될 예정이었으나 9월 정기국회로 미뤄졌다.

그나마 9월에 처리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J프로젝트와 연계된 중요한 교통인프라인 무안국제공항 개항도 불투명하다.

그동안 두 차례나 개항이 연기된 데 이어 최근 건교부가 항공 수요와 경제적 타당성 재검토 결과 2008년 개항도 불가하다는 방침을 통보해 왔다.

전남도 관계자는 "각종 장애물로 인해 J프로젝트 추진에 차질이 예상된다"며 "그러나 최근 정부가 전향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개발계획 용역사에 요청한 경제성 분석과 향후 비전 등이 제출되면 투자유치와 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