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이 화술과 연극기법 배우기에 나선다.

대검 관계자는 9일 "서울과 부산고검 소속 등 공판검사 30명이 10일부터 2박3일간 경기 용인시 법무연수원에서 '화술 트레이닝'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검사들은 판사만 설득하면 됐기 때문에 피의자 신문과 신문조서 작성에만 매달려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재판 환경이 확 달라졌다.

법정 진술 위주로 재판을 진행하는 공판중심제도가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 데다 배심원이 유·무죄 결정에 관여하는 '국민사법참여제도'도 조만간 도입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검사들은 수사기록을 사전에 읽지 않고 백지상태로 재판에 임하는 판사와 일반 시민(배심원)을 상대로 범인이 죄를 지었음을 설득해야 한다.

당연히 수사력 못지 않게 언변이 중요해진다.

검찰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급변하는 형사재판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구본진 대검 공판송무과장은 이번 세미나에서 미국 법정에서 활용되는 연극기법을 소개할 예정이다.

구 과장은 "배심원을 설득하려면 열정은 가지되 흥분해선 안 되고 내면적 본능에 호소해야 하는 등 연극적 요소를 가미한 특별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5년간 검사생활을 했던 한국계 미국인 폴 조 변호사는 미국 검사들의 소송 준비 상황 등 미국 형사소송 전반에 대한 강연을 맡았다.

대검 조근호 공판송무부장은 "앞으로는 호소력 있는 화술이 검사들에게 매우 중요한 무기가 될 것"이라며 "이런 부분을 몸소 느껴보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자는 것이 이번 세미나를 마련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