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부터(정상적으로는 9월 이후) 세계증시의 최대재료가 금리에서 경기와 환율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년 동안 세계증시를 짓눌러온 미국의 금리 인상 국면이 이제는 마무리 국면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적정금리 수준을 따지는 테일러 준칙과 피셔 공식으로 평가해 보면 현 5.25%의 연방기금 금리는 어느 정도 적정수준에 도달한 상태다.

문제는 경기와 기업실적과 같은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난 1990년대 후반 이후 경기와 주식투자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뉴욕 월가에서 주가예측이론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조지소로스의 자기암시가설에 따르면 이번처럼 금리와 같은 조정변수가 해소될 경우 주가가 재상승하기 위해서는 펀더멘털,그 중에서도 경기가 받쳐줘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수정 전망치를 내놓고 있는 주요 예측기관들의 올 하반기 세계경제 전망을 보면 크게 세 가지 시각으로 엇갈린다.

우선은 올 상반기와 비슷하거나 최대 5%대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는 낙관론(soft patch)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대표적이다.

반면 다른 예측기관들은 이미 세계경기가 정점을 지났다는 시각에 동조하고 있다.

다만 정도 차이에 따라 경제주체들이 느끼지 못할 정도로 연착륙될 것이라는 견해(long cycle)와 경착륙될 것이라는 견해(short cycle)로 나뉜다.

다행인 것은 대부분 기관들이 연착륙될 것으로 보고 있는 점이다.

세계경기면에서 문제가 없다면 환율이 최대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자체적으로 금리 인상을 통해 저축률을 제고시키는 노력을 더이상 할 수 없다면 최대 현안인 경상수지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달러 약세를 유도하거나 방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미국이 자국만의 이익만을 고려해 달러 약세를 유도해 나간다 하더라도 수출입 구조가 비탄력적이어서 무역수지 개선의 전제조건인 '마샬-러너 조건'(Marshall-Lerner condition)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데다,과도한 달러 약세는 미국 내 자본이탈에 따른 역(逆)자산 효과로 경기를 급락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 때문에 세계 모든 통화에 대해 달러평가지수(dollar parity index)를 낮추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미국은 모든 통화에 대해 달러 약세를 유도하기보다는 경상수지적자를 많이 발생시키는 중국의 위안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가치가 절상되도록 대외정책의 초점을 맞춰나가는 '이원적인 전략'(two-track strategy)을 추진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이런 시나리오를 가상한다면 미국증시는 금리 인상이 마무리된 이후 최대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금리 인상 동결 후 최대불안요인으로 달러 약세에 따른 외자이탈 가능성이 꼽히고 있으나 아시아 통화를 중심으로 한 달러 약세로 경상수지적자가 줄어들 경우 안전통화 혹은 안전자산으로 달러나 달러표시자산의 위상이 강화돼 실제 이탈 규모는 커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시아증시도 미국증시가 받쳐준 상태에서 통화 강세에 따른 외국자금의 유입으로 전체적으로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내수업체 등은 큰 호재가 될 수 있다.

반면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가려져 왔던 세계경제 불안요인의 새로운 조정창구(fine-tuning)로 부각될 아시아 통화가치의 절상으로 아시아 수출업체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논설ㆍ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