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에서 '포스트 박근혜'를 놓고 물밑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오는 7월 전당대회를 열고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다.

대선주자들은 대선 1년6개월 전부터 당직을 맡을 수 없다는 당규에 따라 전대 출마가 불가능하다.

차기 지도부는 내년 대선 때까지 당을 이끌며 후보경선을 관리하게 된다.

대선주자들이 누가 대표가 되느냐에 벌써부터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선주자들이 자기측 인사들을 지도부에 포진시키기 위해 힘을 쏟을 경우 전대는 이들 간 대리전 양상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현재 당내에서 박희태 국회부의장이 대표직을 향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상배 의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재오 원내대표,김무성 전 총장과 서울시장 경선에서 '분루'를 삼킨 맹형규 전 의원도 거론된다.

초·재선 10여명도 최고위원을 겨냥해 움직이고 있다.

변수는 두 가지. 우선 소장파의 움직임이다.

이들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영입을 이끌어내면서 '힘'이 세지고 있다.

이들은 이번 전대에선 직접 대표직에 도전하기보다 '킹메이커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소장파는 내부인사를 미는 것보다 외부인사 영입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소장파 의원은 "한나라당이 다음 대선을 위해 참신하고 개혁적 인물을 내세워 외연을 넓힐 필요가 있다"며 "지금 거론되는 인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각 대선 주자들의 입장도 주목거리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명박 서울시장과 가깝다.

반면 김 전 총장과 맹 전 의원은 '친박근혜' 인사로 분류된다.

전대가 대선주자 간 대리전이 될 가능성이 대두되는 것은 이 같은 정황 때문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