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학의 신입생 배정 거부 투쟁 등을 야기해 교육계를 갈등과 혼란으로 몰아넣었던 사학법 논란이 되살아났다.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대승적인 자세로 한나라당의 요구를 수용해 국회를 정상화시켜달라'는 권고까지 무시한채 지난해 12월 국회 통과한 사학법은 한 글자도 고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나라당도 사학법 재개정안을 여당이 거부할 경우 모든 국회 일정을 중단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양측 모두 '벼랑 끝 전술'을 쓰고 있는 셈이다.

교육 관련 단체들도 편이 갈린 채 사학법 논란이란 '불'을 끄기는커녕 오히려 '기름'을 붓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정부와 여당은 각종 행정력과 사학비리 감사를 통해 사학을 압박하는 등 과거 권위주의 정권과 다를 바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사학법 개정을 요구했다.

이에 맞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국회 파행 운영에 발목이 잡혀 사립학교법이 후퇴한다면 대통령도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행 법 고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논란의 핵심은 '등(等)'이란 한 글자를 추가하느냐에 있다.

한나라당은 개방형이사 추천기관과 관련한 '개방형 이사를 학교운영위원회와 대학평의회가 추천한다'는 규정을 '학교운영위원회와 대학평의회 등이 추천한다'로 바꾸자고 주장한다.

'등'이라는 글자가 추가되면 재단이 '제3의 단체'를 통해 개방형 이사를 추천할 수 있어 재단의 입김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여당측이 반대하는 논리다.

'등'이라는 글자의 삽입 여부는 사학의 권한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사학법의 실효성을 좌우할 수 있는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각종 현안을 모두 팽개치고 매달릴 만큼 중요한지 의문이다.

여야의 대치로 법안 처리가 늦어질수록 교육계는 물론 민생경제가 치러야할 대가는 커질 수밖에 없다.

해외로 나간 유학생들이 사용한 경비가 연간 15조원에 달할 만큼 한국 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크다.

정치권과 교육당국 역할이 그만큼 중요한 시점이다.

지방선거를 의식한 여야의 당리당략에 한국 교육이 더 퇴보하지 않을지 걱정이다.

송형석 사회부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