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기자와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조성진 기자, 우선 식약청의 조사결과부터 전해 주시죠.
기자))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달 21일부터 한달여간 의약품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기관에 대한 조사를 벌여 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 4개 기관에서 10여개 품목의 시험 데이터가 조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적발된 시험기관은 랩프런티어,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부설 생동성시험 연구센터, 성균관대 약대, 바이오코아 등 4곳입니다.
동아제약과 코오롱제약, 영일약품, 메디카코리아, 환인제약, 영풍제약, 하원제약, 신일제약, 대우약품, 삼천당제약 등 10개 제약사가 조작된 시험결과를 바탕으로 약품을 만들어 판매했습니다.
9개 기관에서 시험한 또다른 33개 품목도 조작 의혹이 있지만 해당 기관에서 조작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식약청이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조작이 밝혀지거나 의심되는 약품이 조사대상 약품 101개 가운데 40%가 넘는 43개에 이른다는 점에서 상당히 충격적인 결과입니다.
앵커))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이란 것이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데 어떤 것인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신약개발에 워낙 많은 돈이 들기 때문에 제약회사들은 특허가 종료된 오리지널약에서 일부 성분만 바꾼 형태 등의 방법으로 복제약 이른바 카피약을 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은 이런 카피약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험 방법은 사람에게 카피약과 오리지널약을 투여해 동등한 약효를 나타내는지 여부를 증명하는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생물학적 동등성이란 비슷한 조건 아래에서 같은 용량을 투여했을 경우 각 제제의 흡수 양과 속도가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제약업체들은 카피약 판매 허가를 받기 전에 이 시험을 반드시 시행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앵커))조작기관들은 이러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에서 어떻게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것입니까?
기자))자료조작 기관들은 컴퓨터에 저장된 데이터를 임의로 고쳤습니다.
또한 복제약이 오리지널약과 동등하지 않은 품목에 대한 자료를 수정하거나 한번 분석한 자료를 다른 품목에 변형시켜 적용한 곳도 있었습니다.
특히 일부 기관은 이런 사실을 숨기기 위해 컴퓨터 내장자료를 삭제하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마디로 도덕 불감증이 극에 달한 충격적인 실태를 드러낸 것입니다.
앵커))이번 파문으로 제약사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그렇습니다.
이번 결과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여서 제약회사들은 파문을 진정시키기에 분주한 상황입니다.
해당 제약사들은 일반적으로 약 정제만 제공하고 결과만 통보받을 뿐 생동성시험에서 관여할 부분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자신들도 피해자라며 시험기관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움직임을 보이는 등 법적공방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가 단순히 해당 제약사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약품에 대한 전체적인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제약업계 전체가 긴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식약청과 복지부가 시급히 대책마련에 나섰죠?
기자))식약청은 시험결과를 조작한 시험기관과 품목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습니다.
조작된 시험자료를 토대로 허가된 의약품은 허가취소나 판매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시중에 유통된 약품은 전량 회수·폐기토록 지시했습니다.
또한 데이터를 조작한 시험기관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키로 했습니다.
아울러 향후 이같은 사태가 또다시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제약사에서 자체적으로 시험기관을 선정했던 것을 바꿔 생동성 시험기관 지정제도를 도입키로 했습니다.
보건복지부도 서둘러 진화에 나섰습니다.
조작 품목의 경우 약가를 우대 전 가격으로 환원하고 식약청에서 품목허가가 취소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보험급여 목록에서 즉시 삭제키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조작 품목에 대해서 보험급여가 지급된 것에 비춰 해당 시험기관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적발된 시험기관의 나머지 약품은 물론 국내 모든 시험기관으로 조사대상을 확대할 계획이어서 추가적인 조작 사실이 적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 이번 조작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