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은 경칩과 청명 사이에 드는 24절기의 하나로, 춥지도 덥지도 않아서 농사일을 하기에 가장 좋은 때다.


이 때를 전후해서 바람이 많이 분다. '2월 바람에 김칫독 깨진다'는 속담은 봄을 시샘하는 추위가 겨울 못지 않게 매섭다는 의미다. 꽃샘 추위를 몰고오던 바람이 3월이 지나고 4월에 접어들면서 봄바람,꽃바람으로 변한다.


꽃은 여자의 상징. 여자의 바람-봄바람은 어디서 불어올까? 남자의 바람은 단순해서 시각적 자극이 필요충분 조건이지만 꽃바람의 징후는 외모에서 시작된다.


예뻐지는 게 여자바람의 시작이다. 헤어스타일이 바뀌고,요즘 유행색인 분홍빛으로 토털 코디가 바뀌면서 패션이 세련돼지고,구두 굽 높이가 달라진다. 난데없이 옷 타령을 자주 한다. 이뿐인가? 섹시한 속옷을 자꾸 사들인다면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바람녀가 속옷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영화 '브릿지 존스의 일기'에서 처럼 첫 섹스 때 체형보정 거들을 입는 것 같은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해서는 안된다는 강박이 여자의 마음에는 늘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는 제 옷을 벗는 순간에도 여자의 몸밖에 보지 않지만,여자는 옷을 벗는 순간에도 자신이 어떻게 보여질지 먼저 생각한다.




여자는 우울할 때,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을 때 바람이 난다.


중년이 되면 여성들은 여유가 생긴다. 애들도 다 키워 엄마의 잔손을 필요로 하지 않을 뿐더러 남편도 사회적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게 되면 주부가 챙겨줘야 하는 잔일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이 즈음 갱년기 증세라도 느껴지면 여자는 초조해진다. 이런 상황인 데도 남자는 지위가 높아지면서 갈수록 더 바빠진다. 이쯤되면 화살은 남편에게로 꽂힌다.


"이런 남자와 평생을 살아야 하는 건가?" 배신감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이럴 때 우연히 만난 사람! 그 사람은 별 생각 없이 그냥 매너로 한 말인 데도 여자는 뿅(?)간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결혼 10년차 이상 중년부부의 이혼율이 무려 38.7%(2003년 기준)나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혼소송을 낸 이유는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46.7%로 전체의 절반 수준. 평균 이혼연령은 남자 41.3세,여자 37.9세다.


그런데 작년엔 모처럼 이혼율이 떨어졌다고 떠들썩했다. 아주 고무적인 일이다 싶었다. 그 얼마 후 관련 신문기사를 보면서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최근 들어 바람녀들이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요즘 바람녀들은 가정을 깨지 않고 밖에서 재미를 보고 그것을 활력소로 삼아 가정생활을 더 잘하는 '노하우'를 터득했다는 것이다. 영악해진 바람주부들은 가정을 깨지 않는 것은 물론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이혼하는 부부들은 양심적이고 순진하다는 얘기가 된다.


꽃샘추위도 지나가고 봄기운이 완연한데 중년남성들이여 정신 바짝 차리세요. 혹시 이 글을 읽고 '아내를 점검해 봐야겠다'는 생각일랑 접으세요. 귀하의 아내가 바람녀라면 흔적을 남길 리도 없을 뿐더러 흔적을 찾아본들 어떻게 하실려고? 그럴 시간과 정력이 있으면 회사시간을 줄이고 집에 좀 일찍 들어가세요. 주말 골프 하루쯤 쉬고 아내와 함께 양수리 드라이브라도 가세요.


"아내를 위해 일년에 일주일 휴가도 낼 수 없다면 그는 리더 자격이 없다. 그렇게 무계획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어떻게 2~3년 후를 미리 내다본 히트상품을 기획하고 회사의 장기 발전 계획을 제대로 만들어낼 수 있겠는가?" 빌 게이츠가 한 얘기라던가….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 대표 sexeducat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