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국가 간 가금류 교역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프랑스가 지난 25일 "농장에서 사육 중이던 칠면조가 H5N1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자 일본 홍콩은 즉각 프랑스산 가금류의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브라질 정부도 AI 발생 국가로부터의 닭고기 생육과 이와 관련한 가공식품 수입을 중단시켰다.


이에 대해 프랑스측은 일부 국가들이 과민반응하고 있다고 지적,AI 확산에 따른 가금류 교역이 새로운 통상 마찰로 불거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AI 확산 교역문제로 비화


프랑스 농무부는 25일 프랑스 남동부 앵도(道)의 한 농장에서 사육하던 칠면조가 AI를 유발시킬 수 있는 H5N1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EU 25개 회원국 가운데 H5N1형 바이러스가 발견된 나라는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등 8개국이다. 프랑스에서 상업용 가금류의 감염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가금류의 고기나 달걀을 먹는 것이 전혀 위험하지 않다"며 불안감을 일축하고 나섰지만 일본과 홍콩 등이 프랑스산 가금류에 대한 전면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교역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일본 당국은 프랑스산 가금류의 수입을 즉각 중단했으며 유럽 내 2위 가금류 수출국인 네덜란드에 대해서도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홍콩도 26일 프랑스산 가금류 수입을 중단했다.


24일엔 브라질이 AI 발생 국가로부터 닭고기 관련 제품의 수입을 중단하기도 했다.


◆빠르게 확산되는 AI


AI의 확산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중국에선 감염 환자 2명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대규모 AI 발생이 우려되고 있고,인도네시아에선 지금까지 AI로 2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정부는 25일 동부 저장성과 안후이성에서 각각 AI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 두칭린 중국 농업부장은 26일 "현재의 상황을 분석해 볼 때 광범위한 AI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대규모 AI 감염을 우려했다.


그는 "지난해 중국 13개 성의 32개 현에서 모두 31차례의 가금류 AI와 한 차례의 철새 AI가 발생했다"며 "감염 가금류는 16만3100마리,폐사 가금류는 15만4600마리였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보건 당국은 자카르타에서 AI에 감염됐던 27세 여성이 숨졌으며 혈액 정밀 검사 결과 인체에 치명적인 H5N1형으로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에서 지난해 7월 이후 AI로 숨진 사람은 20명으로 늘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