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싱글 생활 10년째인 30대 직장인 송민경씨(가명).그녀의 하루 일과는 자고 일어난 침대를 접어 소파로 바꿔 놓는 것으로 시작된다.


샤워를 한 후에는 책상 겸용 식탁에서 간단히 식사를 한다.


메뉴는 '시리얼 디스펜서'로 만든 시리얼 칵테일.집을 나설 때는 창문 빗장걸이로 문단속을 한다.


퇴근 후 귀가해서는 용량 2.5kg의 미니세탁기에 세탁물을 던져 넣고 '에그 보일러'와 '라면 포트' 등을 이용해 자신만의 만찬을 준비한다.


잠자리에 들 때는 허전한 옆구리를 '팔베개 인형'이 메워준다.


송씨와 같은 '싱글족'들을 위한 생활용품 시장이 중소기업들의 블루오션으로 성장하고 있다.


통계청과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전국의 1인 가구주는 267만명이고 이 중 20,30대 싱글족은 약 100만명.중소기업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이들 싱글족을 겨냥한 기발한 아이디어 틈새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송씨가 사용하는 소파 겸용 침대와 책상 겸용 식탁 등은 일룸가구(브랜드명 솔로스),한샘(〃코모) 등이 내놓은 싱글 전용 제품들이다.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게 포인트다.


시리얼 디스펜서(3만원),다목적 미니오븐 토스터기(4만원) 등은 바쁜 아침 시간에 간편하게 요기할 수 있게 해준다.


미니오븐과 커피메이커,에그 보일러 등 3가지 기능 복합 제품인 '모닝세트' 제조사 남양키친플라워는 이 제품을 월 2000여대씩 판매하고 있다.


뜨끈한 국물이 아쉬울 때는 커피 포트를 개조해 만든 라면포트(1만5000~2만원)가 유용하다.


전기로 가열하는 이 제품은 라면뿐 아니라 찌개 국 등도 조리할 수 있다.


제조사인 야호코리아측은 "2004년 출시 이후 월 1만대씩 생산하고 있지만 공급이 달릴 정도"라고 말했다.


김치 종류는 '김치자르미'(1만~2만원)라는 그릇에 넣어두고 먹는다.


이 제품은 김치를 용기에 담은 채 잘라먹을 수 있게 돼 있어 도마가 필요 없고 국물을 흘릴 염려도 없다.


김치자르미 제조업체인 남양키친플라워는 이 제품이 월 1000개 이상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식사 후 디저트에는 과일 깎는 기계가 동원된다.


과일을 집어넣고 손잡이를 돌려주기만 하면 모양도 예쁘게 껍질을 벗겨준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는 기능도 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또 다른 걱정거리인 방범 문제를 해결해주는 제품들도 있다.


둥지산업이 판매하는 창문 빗장걸이는 단돈 6000원짜리 제품이지만 우수한 보안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월 6000대 정도 팔리고 있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선두업체 G마켓측은 "젊은 싱글족들은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고 실용적이며 감각적 디자인이 돋보이는 제품을 선호한다"며 "온라인 쇼핑몰들이 팔베개 인형,1인용 밥솥,미니 냉장고 등을 따로 모아 이색 선물전을 열 만큼 싱글족 시장이 블루 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