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거리는 크게 둘로 나뉜다.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과 '알아야 하는 것'이 그것이다. 어느 쪽이든 모든 뉴스거리가 다 뉴스가 되는 건 아니다. 매스미디어의 경우엔 특히 그렇다. 수많은 정보와 사건·사고 가운데 기자와 그 윗선의 편집책임자에 의해 취사 선택된 내용만 뉴스화된다. 게이트키퍼(gatekeeper,문지기)란 바로 그 선택자,곧 뉴스거리에서 뉴스를 걸러내는 사람을 뜻한다. 매스커뮤니케이션의 문지기 이론을 내놓은 매퀘일(D. McQuail)은 게이트 키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시의성,희귀성 여부 외에 정치·사회적 압력,수용자의 요구,상업성,법·제도 등을 꼽았다. 뉴스란 사회적 진공 상태에서 생성되는 게 아니고 시대와 사회 체계 안에서 구성된다는 것이다. 실제 매스미디어의 뉴스는 1차 문지기인 기자와 2·3차 문지기인 데스크·편집국장을 거치면서 게재 여부 및 크기와 시선 등이 결정된다. 매스미디어의 정보 불평등 분배 논란이 생겨난 건 바로 이런 까닭이다. 여러 단계의 거름장치를 통과해야 하는 매스미디어와 달리 인터넷은 뉴스의 자유로운 공급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누구나 아무 제약 없이 뉴스를 내보낼 수 있게 되면서 비밀은 줄어들고 사회 또한 투명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여과되지 않은 정보의 뉴스화는 잘못된 혹은 거짓 정보의 확산이라는 부작용을 낳는다. 인터넷 뉴스는 일단 생성되면 공급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스스로 복제되는 통에 수정 내지 삭제할 수도 없다. '지하철 결혼식'이 연극이었다는 것은 문지기 없는 보도가 낳은 결과의 단적인 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촬영하고 공개해도 좋은지 물어보는 건 뉴스전달자의 기본 중 기본이다. 최소한의 절차도 거치지 않고 공개한 개인이나 마구 퍼나른 네티즌도 문제지만 오프라인 매체조차 인터넷 정보에 대한 검증 없이 앞다퉈 보도한 것은 더 큰 문제다. 잘못된 정보와 뉴스가 마구 번지는 웹전염병을 막자면 미디어의 전파력과 영향을 감안,모두가 게이트키퍼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는 도리밖에 없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