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방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를 따로 수거하지 않고 잘게 부숴 생활하수로 배출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장호남 교수팀은 공동주택 주방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분쇄해 지하실에 설치된 소규모 처리조로 내려보내 정화한 후 생활하수와 함께 내보낼 수 있는 처리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시스템에서 음식물 쓰레기는 주방에 설치된 분쇄기에 의해 잘게 부서져 하수관을 타고 지하 처리조로 내려간다. 이어 0.1~0.3mm 크기의 구멍을 가진 미세한 스크린 장치를 통해 걸러진 후 곧바로 도시 하수관로로 배출된다. 분리 장치로 걸러진 잔여물은 고농도 미생물 반응기에서 정화된 후 배출된다. 이 처리법에서는 에너지 소모가 거의 없고 화학 약품도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분쇄된 음식물 쓰레기를 지하로 내려보내기 위해 전용 하수관을 설치할 필요 없이 기존 하수관을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팀은 "6개월간 KAIST 교수 아파트에서 이 처리 시스템을 운용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며 "내년에는 서울 강남 소재 아파트에서 실증 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를 획득했으며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에 국제 특허를 출원해 놨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