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마돈나가 호된 어머니를 자처하고 나섰다. 가정과 학교에서의 교육이 오직 성공과 출세에 맞춰지면서 예의를 모르는 버릇없는 아이들이 사회문제로 부각되자,자기 스스로 회초리를 든 어머니가 되겠다는 것이다. 그녀는 아빠가 자녀를 어린애 취급하며 일일이 간섭하려 한다는 내용의 '아빠 설교하지 마세요(Papa Don't Preach)'란 노래를 불러 크게 히트시켰는데,이제는 '설교가 필요할 때'라고 말한다. 지금 미국에서는 버릇없는 아이들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한달 전 시카고의 한 레스토랑 주인이 소란을 피운 어머니와 아이를 몰아낸 뒤 내붙인 '어린이는 식당에서 얌전하게 행동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해야 한다'는 경고문이 논란의 발단이 됐다. 이를 두고 뉴욕 타임스가 아이를 막 놓아 키우는 주범은 가정교육을 책임진 부모라고 거들면서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발표된 AP-입소스의 여론조사 결과는 미국사회의 무례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응답자의 70%가 20~30년 전에 비해 미국인들이 무례해졌다고 대답했으며,그 가장 큰 원인으로 아이들을 꼽았다. 무례한 행동에 대한 관용이 한계에 도달한 것 같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버릇없는 아이들의 얘기는 등장한다. 공자가 살던 시기에도 후학들의 무례함이 항상 문제가 됐는데 심지어는 친구인 원양(原壤)마저도 예의없이 군다며 지팡이로 정강이를 후려칠 정도였다. 버릇없는 개구쟁이들이 속출하는 것은 '성공지상주의'가 만연하면서 빚어지는 현상으로 진단한다. 이웃과 더불어 사는 시민정신을 도외시하고 오로지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가정과 학교에서 가르치기 때문이다. 바른 행동을 강조하는 '엄격한 교육'이 점차 설자리를 잃어 간다는 미국내 자탄의 목소리가 우리에게는 타산지석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정훈(庭訓)'이라 해서 가정교육을 으뜸으로 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예절의 붕괴를 막아야 할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