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변호사 등의 개업을 대행하는 기업들이 최근 들어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나서고 있다. 병원의 폐업률이 높아지고 변호사 1인당 수임 사건 수가 감소하는 등 고소득 전문직의 직업 안정성이 흔들리면서 기존 시장만 지켜서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의료컨설팅 회사인 메디프렌드는 현재 연세대의료원과 해외 환자 유치에 관한 협약 체결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도 이 회사는 매월 20여명의 중국인 수술환자들과 국내 의료진을 연결,1인당 100만원가량의 수수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류에 힘입어 성형외과와 피부과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앞으로는 암 심장질환 등 중증 질환자들을 유치해 1인당 수백만원의 수수료를 받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1999년 설립된 이 회사는 원래 병·의원을 차리려고 하는 의사들에게 좋은 자리를 골라 주는 일종의 부동산중개업이 전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2~3년 사이 개업 의뢰 건수가 감소하자 해외 환자 유치사업이라는 '블루오션'을 찾았다. 오픈닥터스도 2000년 설립 당시만 해도 사업모델은 병원개업 대행이었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 배너광고 유치 사업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고 있다. 회사 홈페이지를 의료 관련 포털사이트로 개편,의사 등 업계 관계자들의 접속을 유도한 뒤 늘어난 방문자 수를 바탕으로 의료 관련 업체들로부터 배너광고를 따내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날마다 홈페이지에 20여개의 배너광고를 내걸고 있으며 광고단가는 1주일에 150만~2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초의 변호사 개업 대행업체인 엘티스는 변호사와 신문사를 중개해 주는 광고대행업으로 많은 수익을 얻고 있다. 임대규 엘티스 광고담당 이사는 "요즘 변호사들은 신문 광고는 필수라고 생각해 광고대행 사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주요 신문사들은 광고 대행 수수료로 회당 80만~90만원가량을 떼어 준다"고 밝혔다. 임 이사는 "변호사업계가 어려워지면서 법원장 출신들조차 최소한의 비용만으로 개업하려 한다"며 "개업 대행만으로는 전망이 불투명해 변호사 사무실의 경영컨설팅까지 해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전문직 개업 대행업체들이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전문직 업계의 상황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지영 메디프렌드 과장은 "병원 개업이 줄어들면서 2~3년 전 호황을 누리던 개업 전문 컨설팅 업체들 가운데 현재까지 살아남은 곳은 30%도 안 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