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ㆍ워런 버핏 '910억달러짜리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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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갑부와 둘째 갑부가 얼굴을 맞대면 어떤 얘기를 나눌까?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재산 510억달러·왼쪽)과 워런 버핏 벅셔 해서웨이 회장(400억달러·오른쪽)이 최근 함께 네브래스카대의 학생 2000여명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데 이어 경제전문지 포천과도 인터뷰했다.
1998년 게이츠 회장의 시애틀 자택에서 두 사람이 대화를 한 이후 두 번째다.
포천은 최신호(31일자)에서 '910억달러짜리 대화'란 제목으로 두 사람의 대화를 실었다.
-최근 거액을 낭비한 적이 있는가.
버핏:자가용 비행기를 사느라 무리했다.
게이츠:그런 기억이 없다.
포커를 했다면 500달러 정도 잃었을 것이다.
(버핏과 게이츠는 1달러 이내 베팅을 하는 포커를 가끔 즐긴다)
-풍선처럼 팽창하는 미국의 무역적자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게이츠:나는 기본적으로 자유무역을 신봉한다.
지금 가장 큰 위협은 자유무역의 이익을 감소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MS는 단순한 수출기업이 아니다.
우리는 미국에서 연구개발은 물론 수많은 사업을 하고 있다.
MS 같은 기업 100개만 있으면 무역 적자를 걱정할 필요 없다.
버핏:하이테크 기업은 미국에 큰 이익을 준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지속되리라고 보지 않는다.
-두 사람은 기부에 대한 철학이 다른 것 같다.
게이츠는 요즘도 많이 기부하고 있는 반면 버핏은 그렇지 않다.
누구의 철학이 맞다고 보나.
버핏:게이츠의 방식이 옳다고 본다.
난 40대 때 게이츠처럼 기부하지 못했다.
하지만 죽기 전에는 의미 있는 기부를 할 생각이다.
내게 벅셔 해서웨이를 장악할 주식은 필요하지 않다.
게이츠:죽기 전 기부하는 것에 처음엔 의문을 가졌지만 아버지와 아내,그리고 회사 동료인 스티브 발머의 권유로 1998년부터 그렇게 해오고 있다.
-버핏은 하이테크 기업주식은 안 사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MS 같은 주식은 어떤가.
버핏:게이츠가 우리 이사회에 있기 때문에 내가 벌면 내부정보를 이용했다고 할 것이고,돈을 날리면 잘못된 투자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게이츠는 당신의 벅셔 해서웨이 주식을 사지 않는가.
게이츠:이사회 멤버 중 가장 적은 양의 주식을 샀을 뿐이다.
(인수 목적 아니냐는 질문에 게이츠는 절대 아니라고 대답한 반면 버핏은 인수자가 게이츠라면 환영한다고 말했다.)
정용성 기자 herry@hankyung.com